[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기자]대구광역시 소재 A기업은 4개 하청업체와 형식적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노동자 311명을 자동차부품 조립공정에 투입했다가 불법파견(위장도급)으로 적발됐다. 이후 고용노동부는 311명 전원을 직접고용토록 지시했으나 노동자 105명은 본인 의사로 직접고용을 거부했다.
고용부가 최근 발표한 파견사업체 및 사용사업체 근로감독(7~12월) 결과에 따르면, 감독 대상 사업체 1346개소 중 100개소에서 불법파견이 적발됐다. 불법파견에 해당하는 노동자는 총 1166명이었다. 하지만 불법파견 노동자 중 37.5%(437명)는 정부의 시정조치에도 불구하고 직접고용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파견은 원청업체가 도급계약을 통해 하청업체로 하여금 노동자들과 근로계약을 맺도록 하고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을 원청업체에서 사용하는 편법 도급이다. 간접고용으로도 표현되며, 도급계약 해지를 통한 상시적 해고가 가능해 일반적인 비정규직보다 근로조건과 고용안정성이 열악하다.
그럼에도 불법파견 노동자들이 직접고용을 거부한 것은 상당수의 사업체가 직접고용 조건으로 ‘기간제 계약’을 제시했기 때문으로 고용부는 보고 있다.
판례는 불법파견 기간도 원청업체에서 근무한 기간으로 간주해 이 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이’ 직접고용해야 한다고 보고 있으나, 현행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는 직접고용 규정만 있을 뿐 고용형태에 대한 규정은 없다.
고용부 관계자는 “현행법상으론 기간제더라도 직접고용만 하면 된다”며 “제도적으로 정규직 고용을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불법파견 노동자 중 37.5%는 정부의 시정조치에도 불구하고 직접고용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스토마토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