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한미약품(128940)이 기술수출에 대한 계약취소 및 수정 여파로 4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한 가운데 상당수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8일 한미약품 관련 리포트를 발간한 12개 증권사 중 절반에 가까운 5곳이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교보증권은 64만원에서 34만원으로 하향해 가장 변동폭이 컸다. 그 외에 한화투자증권이 55만원에서 34만원, HMC투자증권은 40만원에서 36만원, 삼성증권은 42만원에서 37만원, 대신증권은 45만원에서 34만원으로 목표주가를 내렸다.
목표주가를 유지한 증권사 중에서 동부증권(26만원)과 NH투자증권(29만원)은 한미약품의 현재 주가 30만5500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미약품의 주가는 연이은 기술수출 성과로 인해 지난해 3월말 장중 한때 73만4000원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일부 계약이 취소 또는 수정되고 이 과정에서 늑장공시와 공매도 논란까지 발생하면서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해 현재 고점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 머물러있다.
상당수 증권사들이 지난해 실적부진 및 올해 불확실성을 감안해 한미약품의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사진/뉴시스
증권사들이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대폭 내리거나 이미 낮은 수준의 주가를 제시한 이유로는 우선 4분기 어닝쇼크가 거론된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1721억원으로 전년 대비 70.8% 감소했으며, 영업적자는 160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 매출액은 8827억원, 영업이익은 268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33.0%, 87.0% 감소했다. 이로 인해 재작년 매출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린 지 1년 만에 제외됐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4분기 실적은 예상대로 부진했다”면서 “사노피(Sanofi)와 맺었던 계약이 일부 변경되면서 3분기까지 인식했던 기술수출료 639억원을 4분기 실적에서 차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점도 또다른 이유로 꼽힌다.
김형수 교보증권 연구원은 “사노피로부터 권리가 반환된 ‘주1회 제형 인슐린 콤보’ 프로젝트의 경우 한미약품이 당분간 R&D를 진행할 예정으로 R&D 비용 증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실적이 좋을 수도 있지만 신약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임상실험 진행 여부를 비롯해 기술수출의 변경 및 해지 등 불확실성이 해소되기에는 당분간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상품화 정도에 따라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한미약품이 제넨텍(Genentech)과의 계약금 8000만달러(약 920억원)를 30개월 간 안분인식을 하기로 했는데, 올해 이를 제외한 추가적인 마일스톤 수취는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 외에도 북경한미약품의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인해 이익 정상화에 시간이 필요한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반면 김주용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불확실성으로 인해 작년보다 실적성장을 담보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각종 악재들은 예상이 가능한 사안이기 때문에 주가에 대한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