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서울시가 보행로부터 공원·광장과 보건소·복지시설 같은 공공건물까지 시민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을 적용한다.
22일 시에 따르면 유니버설 디자인은 신체의 다양함, 언어능력, 감각능력, 인지능력 등의 차이와 관계없이 어린이, 어르신, 장애인, 외국인 등 시민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디자인이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이라고도 하며 제품·건축·공간·서비스 등 다양한 곳에 적용 가능하다.
시가 이날 공개한 유니버설 디자인 통합 가이드라인은 교통약자의 이동편의를 위한 법과 조례, 무장애 건물·공원, 자전거도로 가이드라인 등 그동안 흩어져있던 관련 지침 15개를 재정비하고 보완해 단일화했다. 장애인 등 특정 대상뿐만 아니라 어르신, 어린이, 외국인 등 다양한 모든 시민을 고려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유니버설디자인 통합 가이드라인이 지향하는 4대 원칙은 ‘편리’, ‘안전’, ‘쾌적’, ‘선택가능’이다. 시는 도시환경의 가장 기본이 되는 가로, 공원·광장, 공공건축물 3개 부문 29개 세부항목에 실제 디자인에 적용 가능한 실용적인 지침을 제공한다.
차도는 주택가 국지도로, 어린이보호구역 등에서는 차량 속도를 낮추기 위해 덕수궁 돌담길 같이 지그재그 형태의 도로로 설치하고, 자전거 전용도로는 보행구역와 안전하게 구분하며, 자전거 주차장 등 각종 설비를 갖춰야 한다. 보도는 누구나 걷기 쉽게 평탄한 길을 기본으로 원하는 곳까지 헤매지 않고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보행자 안내표지를 출구에 인접 설치하고 안내표지 주변을 정비해 가독성을 높인다. 경사로나 계단은 사전에 정보를 안내해 우회동선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보행자우선도로의 경우 바닥을 보도와 유사한 재질로 설치해서 운전자에게 경각심을 준다.
공원은 출입구 중 적어도 하나 이상은 휠체어, 유모차 이용자를 위한 평탄한 접근로를 확보하고, 시각장애아동도 즐길 수 있도록 청각을 이용한 오감활용 놀이시설도 설치한다. 공원 내에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다목적 화장실을 최소 1곳 이상 있어야 한다.
공공건축물 주 출입문은 유모차를 끌거나 양손에 짐을 든 사람도 불편함이 없도록 자동문으로 하고, 남성용 화장실에도 기저귀교환대를 설치한다. 또 어르신이나 거동이 불편한 이용자를 위해 장애인용뿐만 아니라 일반 화장실에도 손잡이를 설치한다. 로비 안내데스크는 아이나 휠체어 이용자도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높이를 다양하게 하고 지팡이나 장우산을 놓을 수 있는 거치대 등을 지침으로 사소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제시한다.
그 시작으로, 올해 성동구 보건소를 시범사업지로 선정해 유니버설디자인 통합 가이드라인을 적용, 진입접근로, 안내표지, 주차장 안전보행로 등을 연말까지 개선 완료한다. 무질서하게 설치된 안내표지판을 시인성과 통일성을 확보하도록 정비한다. 차량과 보행자가 혼재하던 보건소 인근에는 보도와 차도를 구분할 계획이다. 주차장 내 차량 이동 공간과 보행 공간이 구분되어 있지 않았던 것을 명확히 구분되도록 적절한 안내표시와 유도표시를 설치할 예정이다.
시는 유니버설디자인 통합 가이드라인을 앞으로 서울에 지어지는 공공건물과 가로·공원·광장 등 공공공간 심의와 실제 설계·시공 시에 반영할 계획이다. 유니버설디자인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사후 평가와 사전 컨설팅 체계도 가동한다. 설계~시공~이용 단계별로 종합적으로 평가·관리하는 평가체계를 오는 8월까지 구축하고, 기존 공공건축물이 개·보수시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도록 ’유니버설디자인 컨설팅‘을 추진할 예정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해 장애인 화장실이 아닌 일반화장실에도 이용자 편의를 강화한 사례.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