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법원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 측에 400억원대 뇌물을 주거나 제공하기로 약속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서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파견된 검사의 공소유지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23일 열린 이 부회장 등에 대한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부는 “파견검사가 공소를 유지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검법상 특검의 직무 범위가 수사와 공소제기, 공소유지로 돼 있고 특검보의 지위·감독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도록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양재식 특검보와 함께 나온 박주성· 김영철· 문지석 파견 검사들의 자격을 문제 삼았다. 국가공무원법상 파견된 검사는 공소유지 권한을 갖고 있지 않아 공판에서 소송행위를 할 수 없다는 취지다.
이날도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재판에 나온 파견검사는 특검법상 파견검사 아니라 국가공무원법상 파견 공무원으로 알고 있다. 그러면 더 관여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라며 재차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특검 측은 “특검법상 특별검사의 직무 범위에는 수사, 공소제기 여부의 결정 공소유지 등 업무가 병렬적으로 규정돼 있다”며 “특별검사 직무 범위 내에 공소유지에 관한 내용이 포함돼 있음이 분명하고, 공소유지 직무를 지원하기 위한 검사 파견 요청도 당연히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오는 31일 오후 두시에 공판준비기일을 한 번 더 열고, 4월 초부터 본격적인 공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에 대한 담당 재판부는 세 번 바뀌었다. 첫 구속영장을 기각했던 형사21부 조의연 부장판사가 1심 담당 재판장으로 지정됐다가 재배당을 요청해 형사합의33부로 재판부가 변경됐다. 그러나 재판장인 이영훈 부장판사 장인이 최씨 일가와 과거 인연이 있다는 논란이 일어 다시 형사합의27부에 배당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