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최근 주요 증권사들이 안정성을 높인 주가연계증권(ELS) 상품 출시에 나서고 있다. 수익률이 다소 낮아지더라도 위험성이 낮은 ELS 상품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최대 손실률을 제한하는 ELS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달 5일 ‘제20495회 텐센트홀딩스-아마존 원금 90% 부분지급 조기상환형 ELS’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만기평가일에 두 기초자산 중 하나라도 만기평가가격이 최초기준가격 아래로 하락하더라도 최대 손실률은 -10%로 제한된다.
한국투자증권이 이달 4일 출시한 ‘TRUE ELS 8559회’ 상품의 최대 손실률은 -10%, 지난달 21일 내놓은 ‘TRUE ELS 8528회’는 -20%로 제한됐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개별지수가 하락할 경우 손실폭이 클 수 있어 최대 손실률을 정해 안정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또한 조기상환 기회를 늘린 리자드(도마뱀)형 ELS 상품의 출시도 계속되고 있다. 리자드형 상품은 도마뱀이 위기상황에서 꼬리를 자르고 탈출하듯, 지수가 하락하기 전에 조기상환이 가능하다. 즉, 향후 기초자산의 하락 등 손실 가능성이 예상된다면 사전에 약정된 수익만 받고 청산을 해서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가 지난달 30일 출시한 ‘ELS 13612호’ 상품 조건을 살펴보면 가입 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모든 기초자산가격이 최초기준가격의 65% 미만으로 하락한 적이 없다면 연 4.50% 수익률로 조기상환을 할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가 지난달 출시했던 ‘하나금융투자 ELS 6988회’도 65% 미만으로 하락한 적이 없으면 1년째 되는 날 연 5.25%의 수익률로 청산이 가능하다.
증권사들이 안정성을 높인 상품을 확대하는 이유는 고객들이 높은 수익성에서 낮은 위험성을 선호하는 분위기로 점차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ELS와 종류가 다소 다르지만 지난달 27일부터 손실제한형 상장지수채권(ETN)이 출시된 점도 비슷한 맥락으로 보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ELS가 일반적으로 재테크 상품으로 알려졌지만 2015년 중국 증시 급락 이후 40~50%, 또는 그 이상의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사례들이 일부 있었다”면서 “‘ELS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동시에 위험한 상품’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앞으로도 리스크를 낮춘 상품 출시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증권사들이 최대 손실률을 제한하는 등 안정성을 높은 ELS 상품 출시에 나서고 있다. 사진/김재홍 기자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