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1·2위를 차지했던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올해도 시장을 주도하면서 양강구도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대통령 선거 이후 하반기 IPO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두 증권사가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IPO 건수는 15건, 전체 주관규모는 391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NH투자증권은 2045억원, 한국투자증권은 1380억원으로 각각 전체 실적의 52.29%, 35.28%를 기록했다. 두 증권사의 실적을 합치면 주관규모 기준으로는 87.57%, 건수로는 62.5%에 달한다. 주관 금액 기준으로 나머지 12.5%는 신한금융투자(2건), KB증권·대신증권·키움증권·신영증권(1건)이 차지했다.
올해 NH투자증권은 서진시스템(357억원)을 비롯해 코미코(325억원), 덴티움(815억원), 모바일어플라이언스(132억원), 호전실업(416억원) 등 5건의 상장을 주관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에프엔에스테크(140억원), 피씨엘(120억원), 서플러스글로벌(352억원), 유바이오로직스(192억원), 에스디생명공학(576억원)등의 상장 주관을 맡았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총 72건의 IPO 성공건수 중 각각 14건, 7건으로 1,2위를 차지했다. 올해초에는 한국거래소가 선정한 '2016년 유가증권 IPO주관업무 우수 증권회사'에 두 증권사가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2조2250억원 규모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9000억원 규모 두산밥캣 IPO를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두 증권사가 IPO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이유로는 지금까지 쌓아온 실적을 통해 구축한 높은 신뢰도 및 기업과의 원만한 관계 형성 등이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기업의 창업단계부터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원에 나서면서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나간다”면서 “이들 기업이 성장하면서 IPO를 추진할 때 다른 증권사에서 낮은 수수료를 제시하더라도 기존 증권사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도 “지금까지 기업들의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끈 트랙레코드를 보유한 점이 기업들에게 신뢰감을 줬다”면서 “상장을 희망하는 중견, 중소기업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 선거 이후 IPO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NH와 한투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올해 IPO 최대어로 꼽히는 넷마블게임즈의 IPO의 대표 주관사를 NH투자증권이 맡았고 한국투자증권이 공동 주관사로 참여한다. 다음달 상장되는 넷마블게임즈는 공모 규모는 2조원에서 2조6600억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금융당국이 테슬라 요건을 도입하는 등 IPO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또한 대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하반기 IPO를 추진하는 기업들이 증가할 텐데, 신뢰도가 높은 두 증권사가 경쟁에서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IPO 분야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사진/한국투자증권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