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실적 부진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수출효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완성차업체들이 올해 수출한 물량 중 SUV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수준에서 높게는 9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과 한국지엠,
현대차(005380),
기아차(000270)가 올해 수출한 물량 중 SUV 차종의 판매 비중이 가장 높았다. 환율 악화 문제로 전반적인 수출은 전년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각 사 SUV차종의 수출은 오히려 증가해 SUV가 대세임을 입증했다.
르노삼성의 경우 올해 수출된 차량 5만3903대 중 SUV 판매량이 94%에 달했다. 르노삼성은 SM·QM시리즈와 닛산 로그를 수출중이다. 이 중 로그가 3만8999대로 가장 많았고 중형 SUV QM6가 1만1792대로 뒤를 이었다. 르노삼성이 르노그룹의 상위 SUV개발을 전담하면서 SUV수출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난달부터 QM6의 유럽시장 수출을 시작한 만큼 르노삼성 수출의 SUV판매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르노삼성 QM6. 사진/르노삼성
한국지엠의 SUV라인업도 수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올해 한국지엠에서는 총 9만6132대의 SUV가 수출됐다. 이는 전체 수출물량 14만2822대의 67% 수준이다. 올해 SUV를 제외한 승용차들의 수출이 일제히 전년동기대비 감소한 가운데 트랙스와 올란도, 캡티바 등 SUV라인업의 수출 물량은 4.7% 늘었다.
특히 트랙스는 주력시장인 유럽을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어 부평공장의 생산물량 일부를 스페인 공장에 옮기기도 했다. 트랙스는 지난해 국내 완성차업체에서 수출하는 모델 중 가장 많이 수출된 모델이기도 하다.
내수판매에서 부진했던 현대차의 SUV도 수출에서는 제역할을 했다. 지난 1분기 현대차의 수출물량 21만9472대 중 투싼과 싼타페, 맥스크루즈는 8만7546대로 약 40%를 차지했다. 이 중 투싼이 5만7532대 판매되며 전체 수출모델 중에서 가장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아이오닉과 G80을 제외하고 대부분 모델의 판매량이 전년대비 감소한 가운데 투싼(27%)과 싼타페(13%), 맥스크루즈(12%)는 두자릿수의 판매증가율을 보였다.
기아차의 경우 쏘렌토와 모하비를 포함한 등 기아차의 SUV라인업은 1분기 동안 총 9만6172대 판매됐다. 이는 기아차 1분기 전체 수출 물량 25만2653대의 38% 수준이다. 스포티지가 4만4409대로 수출모델 중 가장 많이 판매됐고, 출시 직후부터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소형SUV 니로도 약 1만9561대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SUV차량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국내에서 수출되는 SUV 물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며 "SUV모델의 수출판매 증가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