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증권사 CEO들이 직원과의 소통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파악하면서 사내 분위기를 개선하는 것은 물론 좋은 의견들은 향후 경영방침에 참고하려는 취지에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다양한 형태로 CEO와 직원이 소통하는 기회를 갖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3월초 사내 소통문화 활성화를 위해 ‘소통리더 모임’을 만들었으며, 이달 18일에도 모임을 가졌다.
소통리더는 회사의 각 부서에서 부서장의 추천으로 선발된 직원들로 구성됐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 및 경영진과 소통리더 멤버들은 회사가 당면한 과제 및 해결 방안을 비롯해 사내 소통 활성화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증권가에서는 보통 위에서 아래로 지시를 일방적으로 하달하는 상명하복의 분위기가 많다”면서도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의견제시 과정을 통해 회사가 일선 직원들의 고충을 파악하고 좋은 의견들은 경영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2014년 8월 신성호 대표 취임 이후 작년까지 매달 호프데이를 개최했으며, 현재는 매주 토요일마다 고객자산관리(WM) 토요스쿨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토요스쿨에서는 신 대표가 직접 강사로 나서 주요 경제지표 분석, 해외 투자전략, 포트폴리오 구성 등을 직원들에게 강의한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신 대표가 그동안 다양한 경험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직원들에게 공유하자는 취지로 토요스쿨을 마련했다”면서 “매달 개최했던 호프데이는 대부분의 직원과 소통의 기회를 가지면서 올해는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SK증권은 1년에 한 두 차례 정도 ‘CEO 행복카페’와 ‘행복포차’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CEO 행복카페에서는 김신 SK 대표가 올해 결혼한 직원이나 승진자 등 사내에 비슷한 이력을 가진 그룹과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 행복포차에서는 직원들과 식사를 하면서 격의 없이 소통하고 이해의 폭을 넓히는 시간을 갖는다.
SK증권 측은 “행복카페와 행복포차를 각각 작년 9월, 11월에 개최했으며, 올해는 6월, 8월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 외에도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는 ‘차’를 활용해 직원들과 만남의 자리를 갖고 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김 대표가 취임 이후 간혹 팀, 또는 부서 단위로 직원들과 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눈다”면서 “이를 통해 해당 부서의 고충이나 어려움을 파악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대표도 취임 이후 소통행보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작년에는 주로 전국 각 지점을 방문했다면 올해는 점심 시간을 이용해 본사 직원과의 스킨십을 늘려나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직 분위기가 건전한 증권사일수록 실적이 좋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증권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증권사들이 소통경영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신성호 IBK투자증권 대표가 토요스쿨에서 강의하는 모습. 사진/IBK투자증권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