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머리 좋아도 말 못하는 자폐 소녀 칼리 이야기

(의학전문기자단)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입력 : 2017-07-11 오전 6:00:00
세상과 소통을 할 수 있게 된 자폐증 환자에게서 자폐증의 특성을 듣는 것은 매우 귀중한 경험이다. 경험한 내용을 들려주는 것이니 의사나 학자들의 말보다 신뢰성을 가지게 된다. 캐나다 자폐소녀 칼리의 이야기는 자폐증 아동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사례다. 미국에서는 제법 알려진 칼리 이야기를 유튜브의 번역물을 통해서 볼 수 있다.
 
유튜브의 제목은 <자폐증 소녀 칼리의 기적 같은 이야기>로 검색을 하면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인터넷 주소(https://www.youtube.com/watch?v=kMw8Yu6NVrY)를 이용해도 된다. 자폐 아동을 기르는 부모들은 꼭 시청하시길 권유한다. 말을 못하는 자폐아동을 두고 있다면 칼리의 이야기를 통하여 아이들이 속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필자는 칼리의 이야기를 보면서 자폐아동을 이해하는데 아주 큰 도움을 받았고 자폐아동 치료에서 항상 칼리의 이야기를 곱씹게 된다. 이 동영상을 보고 필자가 느낀 감동을 부모들도 같이 공유하기 바라며 가장 중요한 점 한가지만 지적하고 싶다.
 
오랫동안 언어 소통이 전혀 안되는 중증 자폐아인 칼리는 지능도 낮은 저능아에 통제가 불가능한 문제아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키보드를 이용하여 워드프로세서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시작한 칼리는 예상과 전혀 달랐다. 칼리는 지극히 정상적인 지능의 소유자였다. 오히려 능숙한 글쓰기에서 보여주는 지적 능력은 평균보다 우수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감정 상태 역시 보통사람과 같은 순수한 상태를 유지하여 자신을 두고 힘들어하는 부모를 보며 가슴 아파하기도 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자신의 자폐적인 행동 양식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불편을 미치는지 아주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통제할 수 없기에 괴상한 소리를 지르거나 자해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의 상태가 미치는 사회적 반응과 영향까지 이해하는 정도라면 자폐증 아동은 아주 정상적인 정신상태를 가진 것으로 이해된다. 다만 자신의 의지대로 자신의 언어와 행동표현을 이루어내지 못하는 불편이 있을 뿐이다.
 
걷고 싶지만 다리가 말을 듣지 않는 보행장애와 같이 맘과 정신은 또렷하지만 표현할 수 없는 불편을 가진 것이 자폐증이다. 자폐증 아동을 볼 때면 칼리의 이야기를 유념하며 대해야 한다. 우리가 그들의 이야기를 못 알아 들어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자폐증과의 간격이 좁혀지고 불편이 감소한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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