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팔짝팔짝 뛸까?」는 2007년 일본에서 출판된 책이다. 당시 13살이던 자폐증 소년 히가시다 나오키가 쓴 수필집이다. 이 책은 「클라우드 아틀라스」, 「넘버 나인 드림」 등을 쓴 세계적인 소설가 데이비드 미첼에 의해 영문으로 번역돼 전세계에 소개되면서 유명해졌다.
이 과정을 일본의 NHK가 다큐로 제작하였는데 제목은 'What You Taught Me about My Son'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EBS 프로그램 <세계의 눈>에서 '자폐증 소년의 희망 편지'라는 제목으로 방영됐다. EBS 홈페이지 다시보기를 통해 재시청 할 수 있다.
이는 나오키와 미첼의 만남과 대화과정이 상세히 설명된 다큐로 우리가 자폐증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태도로 대해야 하는지 감동적으로 일깨워 준다. 자폐증 아이를 둔 부모나 현장에서 활동하는 치료사라면 꼭 시청해야 할 작품이다.
필자가 이 영상을 보고 독자들과 공감을 나누고 싶은 내용 중 하나는 상동행동 자기자극 행동에 대한 이해다. 고도의 이성적 활동을 전개하는 나오키의 경우도 상동행동을 멈추거나 조절 할수 없었다. 보다 정확히는 기쁜 상태나 긴장된 상태에서는 오히려 더 강하게 상동행동을 반복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나오키는 책을 집필하는 작업실에서도 작업 전에는 창밖을 보며 자동차 바퀴가 굴러가는 것을 보고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심지어 미첼과의 첫 만남이라는 귀중한 만남에도 악수하자마자 창밖으로 고개를 빼곤 지나가는 차량의 바퀴를 본다. 한참을 보고 난후에야 비로소 미첼과의 대화를 시도할 수 있었다. 그와의 만남을 반가워하고 소중하게 여기지만 그 표현을 하려고 해도 나오키에게는 상동행동이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미첼과의 대화가 무르익고 즐거운 결론으로 마무리되자 나오키는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팔짝팔짝 뛰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진정된 후에야 미첼과 이별인사를 할 수 있었다. 나오키에게 팔짝팔짝 뛰는 것은 기쁨의 표현이기도 한 것이다. 보통사람들이 “하하하” 웃으며 즐거움을 표시한다면 나오키는 단지 팔짝팔짝 뛰는 것으로 기쁜 마음을 표현한다.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이상하게 비칠 것을 다 알지만 상동행동을 멈출 수가 없다. 상동행동을 통하여 비로소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안정적 상태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자폐인들의 상동행동 대부분은 교정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기다려주고 이해해주어야 할 습관 같은 것이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