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올 여름 폭염·폭우에 살충제 파문이 이어지자 물가가 안정세를 찾지 못하고 요동치고 있다. 불안한 물가에 부동산 대책까지 나오면서 올해들어 줄곧 오름세를 보이던 소비심리도 처음으로 뒷걸음쳤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9.9로 한 달 전보다 1.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1월 93.3을 기록한 이후 새정부 출범에 대한 정책 기대감으로 고공행진하던 소비자심리가 처음으로 꺾인 것이다. 정부의 강도 높은 8·2 부동산 대책과 북핵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이다.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0.1%포인트 올랐다. 농축수산물(45.8%), 공공요금(43.2%), 공업제품(38.7%) 등이 물가를 끌어올릴 품목으로 지목됐다.
작년말부터 시작된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닭과 계란값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해왔고, 폭염·폭우로 각종 채소와 수산물 가격까지 치솟았다. 지난 7월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2.2% 상승했는데 신선채소는 10.3% 올랐고, 신선과실도 20.0%나 올랐다.
8월 물가도 '고공행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인 7월 생산자물가를 보면 농산물 생산자물가가 6월에 비해 8.4%나 뛰었다. 휴가철 물가상승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국제항공여객과 호텔가격이 전월과 비교해 각각 9.8%, 9.7% 올랐는데 8월에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관계자는 "무더위·장마 등 일시적 요인에 의한 농·수·축산물 가격 급등세가 이달 말과 다음 달 초로 들어가면서 점차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달 추석을 앞두고 물가를 포함한 민생대책 발표를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잦은 비와 병해충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채솟값이 치솟는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각종 채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