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금융당국이 이번주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앞두고 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번 실사가 인가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해당 증권사들은 무난하게 실사를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달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초대형 IB 인가를 신청한 증권사 5곳에 대한 현장실사를 진행한다. 자기자본 순위에 따라 미래에셋대우는 28일, NH투자증권은 29일 실사를 받았으며, 이후 KB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순으로 실사가 진행된다.
금감원은 이번 실사에서 발행어음과 관련한 각 증권사의 IT 시스템 구축 정도, 인력 현황, 내부통제 체계, 향후 사업계획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장준경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장은 “이번 실사를 통해 5개 증권사의 발행어음 사업 준비와 관련한 보완사항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라면서 “다만 삼성증권의 경우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인해 인가 심사는 보류되면서 초대형 IB 지정과 관련된 사안만 점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해당 증권사들은 이번 금감원 실사가 초대형 IB 인가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당초 금융당국이 초대형 IB 육성방침을 적극적으로 밝혔기 때문에 대주주 적격성 문제 등에 대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으로 삼성증권에 대한 인가 심사가 보류됐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초대형 IB 기준이 보다 엄격해졌다는 분위기로 인해 다들 이번 실사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초대형 IB 심사에 대한 준비를 철저하게 해왔기 때문에 이번 실사에서 별다른 문제점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자칫 이번 실사에서 문제가 발생하거나 다른 사안으로 구설수에 오르게 되면 인가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5개 증권사 모두 굉장히 조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사가 초대형 IB 인가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이번 실사는 증권사들이 초대형 IB로 지정된 후 발행어음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있는지 전산 시스템 및 인프라 구축 여부를 살펴보는 게 목적”이라면서 “기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증권사는 당연히 인가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초대형 IB 지정 요건 중 대주주 적격성이 많이 거론되고 있지만 재무건전성, 사업타당성 등 다양한 기준을 충족해야 인가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도 “금감원의 실사를 받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인가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을 우려할 수밖에 없으며, 당국에서도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조 대표는 “대주주 적격성의 경우 다소 기준을 유연하게 적용해 초대형 IB 인가를 우선 승인하고 증권사의 위법성 정도에 따라 사업시작 시점을 늦추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금감원은 이번 현장점검 실사 결과와 대주주 결격요건 조회 내용을 취합해 다음달초 외부평가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후 증권선물위원회, 금융위원회를 거쳐 빠르면 10월 초대형 IB 인가절차를 매듭짓는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이 이번주 5개 증권사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다. 사진은 지난 28일 5개 증권사 중 첫번째로 실사를 받은 미래에셋대우 모습. 사진/뉴시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