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서울비엔날레)①가을의 길목, 서울은 전시 축제장

2일 개막…세계 50여개 도시서 1만6200명 모여

입력 : 2017-09-0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2년마다 열리는 국제전람회라는 의미의 비엔날레는 실험성, 지역성, 트렌드라는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1895년부터 시작된 베네치아 비엔날레가 가장 오래됐으며, 휘트니 비엔날레(미국), 상파울루 비엔날레(브라질), 리옹 비엔날레(프랑스), 이스탄불 비엔날레(터키), 하바나 비엔날레(쿠바), 요하네스버그 비엔날레(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이 유명하다. 국내에도 광주, 부산 등이 비엔날레를 열고 있다.
글로벌 도시라 불러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서울이 그 대열에 합류했다. ‘한강의 기적’이란 단어처럼 급속한 도시개발로 상징되는 서울이 비엔날레를 열며 선택한 주제는 바로 ‘도시건축’이다. <뉴스토마토>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밀착 취재해 3회에 걸쳐 현장을 전한다.(편집자주)
 
도시와 건축을 화두로 한 국내 최초의 글로벌 학술·전시 축제이자 서울에서 열리는 첫 번째 비엔날레인 ‘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서울비엔날레)가 2일 개막한다. ‘공유도시(Imminent Commons)’를 주제로 11월 5일까지 약 두 달 간 돈의문박물관마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비롯해 서울의 역사 및 산업현장 곳곳에서 일제히 열린다.
 
서울비엔날레는 총 300여 전시·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전 세계 도시가 직면한 도시문제를 풀어갈 방법론으로 공유도시를 제안할 계획이다. 뉴욕, 런던, 상해 등 전 세계 50여 개 도시, 미국 MIT, 일본 게이오 등 세계 40여 대학, 영국 왕립예술학교 등 120여 기관을 비롯해 직접 참여 인원만 총 1만6200명에 달해 참가규모 면에서 세계적인 비엔날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서울시는 31일 프레스투어를 통해 서울비엔날레에서 놓치면 안 될 4대 관전 포인트를 공개했다.
 
한옥·근대건물 리모델링한 돈의문 박물관마을 첫 공개
 
메인전시인 주제전의 무대가 될 돈의문 박물관마을은 서울비엔날레 개막과 함께 처음으로 공개된다. 주제전은 ‘아홉가지 공유(Nine Commons)’를 주제로 20개국 38개 팀의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한다. 대표 프로그램으로는 서울의 대중교통에 센서를 부착해 서울의 미기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증강현실로 보여주는 ‘서울 온 에어: 도시활동을 위한 증강환경’이 있다. 또 세계 도시에서 채집한 다양한 냄새를 구분해 후각적인 관점에서 공간을 파악하는 ‘서울의 냄새지도’ 등이 있다.
 
돈의문 박물관마을은 조선시대 한옥과 일제강점기~1980년대 근대건물 총 43개 동을 리모델링해 도시재생방식으로 조성한 역사문화마을이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옛 마을로 돌아간 듯한 공간 속에서 동네를 한 바퀴 산책하듯 전시를 즐길 수 있어 특히 가족 단위 나들이 코스로 안성맞춤이다. 전시를 즐긴 후에는 길 건너 덕수궁돌담길을 걷거나 바로 옆 경희궁을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다.
 
옛 유한양행·현대제철 사옥 ‘도시건축센터’로 리모델링
 
일제강점기에 건설돼 유한양행, 현대제철 사옥으로 사용됐던 건물을 리모델링한 ‘도시건축센터’ 건물에 들어서면 1층에서부터 총 6개 작품의 이색 전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공중에 설치된 직경 8m짜리 반구형 스크린에 자율주행자동차의 센서가 인식한 수치 데이터를 영상화해 표출하는 ‘무인 자동차 비전’이라는 작품으로, 마치 영화 ‘매트릭스’처럼 기술이 가져올 미래의 변화를 몰입도 있게 전달한다.
 
축제 기간 동안 ‘비엔날레 식당’과 ‘비엔날레 카페’도 문을 연다. 비엔날레 식당에서는 인도 첸나이에서 초청한 쉐프가 직접 요리하는 비엔날레 공식메뉴인 ‘탈리’(인도 남부 타밀나두 지역 채식요리)를 맛볼 수 있다. 태양광으로 구운 빵, 도시양봉 꿀로 만든 차도 공유도시라는 주제에 걸맞게 오직 비엔날레 카페에서만 만날 수 있다. 이밖에도 30여 한옥과 근현대 건물마다 1~2개의 전시가 열려 돈의문 박물관마을을 한 바퀴 돌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세계 50개 도시 프로젝트 DDP에 집결
 
주제전과 함께 또 하나의 메인전시인 ‘도시전’은 세계적 건축가 자하 하디드(Zaha Hadid)가 설계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다. 도시전은 세계 도시들의 선도적인 공공프로젝트와 정책을 전시하며 도시문제에 대한 다양한 해법을 공유하는 전시로, 런던, 빈, 샌프란시스코, 평양 등 50개 도시 프로젝트가 전시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건축가와 전문가들이 서울과 평양, 양 도시 시장에게 좋은 도시 만들기를 위한 메시지와 그림을 적는 ‘시장에게 보내는 편지’ 전시를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다. 2014년 뉴욕에서 처음 기획돼 지금까지 세계 15여 도시에서 열린 릴레이 전시로, 도시에 대한 담론과 비전을 시민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전시다.
 
도시별 전시 중에서는 80년 된 커피숍, 120년 된 과자가게, 200년 된 목욕탕을 개조해 만든 갤러리 등 재생을 통한 보전과 공생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야네센(Yanesen) 거리 공동체를 소개하는 ‘도쿄–공유재’가 눈길을 끈다. 평양의 실제 아파트를 모델하우스로 그대로 재현한 ‘평양–평양살림’, 세운상가와 서울로7017 등 서울 지층의 새로운 가치와 활용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 ‘서울–서울 잘라보기’ 등도 주목할 만하다.
 
-창신동·세운상가·을지로 일대 현장 프로젝트
 
서울비엔날레가 주목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스팟은 창신동, 세운상가, 을지로 일대 등 서울의 도심제조업 현장이다. 서울의 산업현장 곳곳에서 진행될 ‘현장 프로젝트’는 서울 도심제조업의 잠재력과 미래 경쟁력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생산도시 프로젝트는 의류, 금속, 인쇄, 기계 등 도심 제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보는 프로젝트로 서울의 구도심인 창신동, 을지로, 세운상가 일대 생산현장에서 다양한 전시와 워크숍이 진행된다.
 
식량도시는 전 지구적인 문제가 되어가는 식량 문제를 음식과 식음료, 도시농업 등 친숙한 주제로 체험해보는 프로젝트다.
 
똑똑한 보행도시는 ‘공유도시 서울투어’, ‘뇌파산책’, ‘뮤직시티’ 등 보행과 관련된 실험프로젝트와 참여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배형민 서울비엔날레 국내 총감독은 “세계 도시건축계에 새로운 획을 그을 서울비엔날레의 개막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며 “전시, 축제 등 다채로운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되어 가까운 도심에서 특별한 주말 나들이를 원하는 청소년과 가족 단위 참관객들의 마음도 사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형민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국내 총감독이 31일 돈의문 박물관마을에서 '태양광으로 구운 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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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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