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주식시장 정규 거래시간이 30분 연장된 지 1년여가 지난 시점에서 사무금융노조를 중심으로 원래 시간대로 환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사무금융노조는 거래시간 확대로 인한 효과보다 부작용이 크다고 주장했다. 최근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거래시간 관련 청원도 이 사안이 공론화되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소통 광장에 ‘거래소 코스닥 주식거래 시간 3시로 환원을 위한 청원’ 글이 올라온 것을 계기로 증시 거래시간이 다시 한 번 증권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해당 글은 ‘주식거래 시간이 오후 3시30분으로 늘어나면서 개인들의 피해가 많으며, 폭락장때 주가하락만 부채질한다. 다시 3시로 환원해서 종사자들의 복지 및 주가안정을 도모했으면 한다’는 내용으로 작성됐으며, 이날 오후2시30분 기준 2698명이 청원에 참여했다.
거래소는 작년 8월1일부터 증권시장의 정규 매매거래시간을 30분 연장하면서 증시 마감시간도 당초 오후 3시에서 3시30분으로 변경됐다.
당시 거래소 측은 “국내 증시는 오후 3시까지만 운영되면서 중국(오후 4시), 홍콩(오후 5시), 싱가포르(오후 6시) 시장보다 1~3시간 조기마감 하고 있다”면서 “시장 간 연관성이 높아지고 있는 중화권 시장 정보가 시장에 반영되기 어렵고 역내 시장과의 중첩 강화를 통해 경쟁력 제고을 위해 거래시간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이로 인해 일평균 거래대금이 2600억~6800억원 가량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난데다가 제도 시행 이후 정권이 교체되고 거래소 이사장도 현재 공석이 되는 상황까지 겹치면서 거래시간 복귀에 대한 움직임도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시간 연장 전 1년간 일평균 거래대금은 8조1240억원이었지만 1년후 일평균 거래대금은 7조8640억원으로 3.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4조4850억원에서 4조7610억원으로 6.2% 증가했지만 코스닥은 3조6390억원에서 3조1030억원으로 14.7% 감소했다.
김호열 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장은 “거래소는 거래량이 증가하고 유동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했지만 실제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거래시간 연장으로 증권사 직원들은 은행 마감시간인 4시에 맞춰 20분간 현금정산을 하고 남은 시간 은행으로 달려가야 하는 등 고충과 업무만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어 “거래시간 연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이뤄졌던 전시행정에 불과하며, 반드시 청산돼야 할 적폐”라고 주장했다.
이동기 거래소 노조위원장도 “만약 이번 방안으로 거래량이 증가했다면 다른 관점에서 볼 수도 있겠지만 1년여 동안 실효성이 없다는 점이 증명됐다”면서 “정부가 MSCI 선진지수 가입을 위해 무리하게 추진했던 전시홍보성 행정이었으며, 지금이라도 되돌리는 게 맞다”고 비판했다.
사무금융노조는 지난달 11일 우원식 원내대표(더불어민주당)가 참석한 간담회에서도 이 사안을 언급했으며, 앞으로 국회 정무위원회는 물론 금융위원회 등과 접촉을 넓히면서 거래시간 연장 폐지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에 대해 거래소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거래시간 연장으로 인해 투자기회가 확대되고 보다 해외시장 이벤트를 반영할 수 있는 순기능이 있다”면서 “사무금융노조 등에서 주장하는 거래시간 원상회복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사무금융노조가 증시 거래시간 원상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사무금융노조가 작년 5월말 거래소의 거래시간 연장 방침에 항의하는 모습. 사진/사무금융노조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