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의 복잡한 추석 “미처 살피지 못한 곳 챙기겠다”

연휴 앞두고 “누군가에겐 괴롭고 힘든 날일 것”

입력 : 2017-09-29 오후 9:50:58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추석연휴를 앞두고 전한 추석 메시지에 “가까운 곳부터 챙기겠다”, “누군가에겐 괴롭고 힘든 날일 것” 등의 표현을 남기며 최근의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박 시장은 29일 본인의 SNS에 올린 추석 메시지에서 “추석 보름달이 뜨면 온 세상이 정말 환해진 것 같았다”며 “그러나 점점 성장해가면서 달빛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추석연휴에 멀리 떠나는 사람이 있는 반면, 하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며 “누군가에게는 즐거운 명절이 누군가에게는 괴롭고 힘든 날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저도 미처 살피지 못한 곳은 없는지 가까운 곳부터 챙겨보겠다”며 “추석을 맞아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와 격려의 작은 달빛이 됐으면 한다”고 남겼다.
 
예년보다 다소 무거운 올해 추석 메시지는 최근 박 시장을 둘러싼 각종 사건·사고로 인한 복잡한 마음이 반영된 것이라는 추측을 불러오고 있다.
 
이른바 ‘박원 순 제압문건’이 사실로 밝혀지며 이명박 전 대통령을 고소·고발한 박 시장은, 한편으론 추석연휴와 국정감사 전후로 ‘3선 도전’ 여부를 밝히기로 한 바 있다.
 
또 지난 18일 서울시 7급 공무원이 업무과중을 이유로 자살해 박 시장이 28일 이별식에 참석하는 등 2011년 박 시장 취임 이후에만 공무원 7명이 자살하며 조직 내부의 문제를 드러냈다.
 
아래는 박 시장의 SNS 추석메시지 전문
 
바쁘게 살다가도 추석이 다가올 즈음이면 고향생각이 납니다.
저는 창녕 시골마을에서 자랐습니다. 큰 재미거리나 먹거리가 없던 시골에서 추석명절은 즐거운 잔칫날이었지요. 제가 살던 장가리는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전기가 들어오지 않던 깡촌이었습니다. 밤이 되면 칠흑같이 어두웠지요. 그래서 추석 보름달이 뜨면 온 세상이 정말 환해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점점 성장해가면서 달빛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고향에 내려가지만, 고향에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사람들이 있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가족들과 만나지만, 사정으로 만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추석연휴에 멀리 떠나는 사람이 있는 반면, 하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사람도 많고요. 또 누군가에게는 즐거운 명절이 누군가에게는 괴롭고 힘든 날일 수 있습니다.
저도 미처 살피지 못한 곳은 없는지 가까운 곳부터 챙겨보겠습니다. 추석을 맞아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와 격려의 작은 달빛이 되었으면 합니다.
 
박원순 시장이 29일 SNS에 올린 추석 메시지. 사진/박 시장 SNS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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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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