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2일 공공부문에서 주택 후분양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민간에 대해선 후분양제를 유도하는 내용의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후분양제 도입 계획을 묻는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의 질의에 이 같이 답했다.
질의에서 정 의원은 “3000만원짜리 승용차를 살 때도 꼼꼼히 확인해보고 구입하는데, 주택은 아무것도 보지 못 하고 계약부터 한다”며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후분양을 결정한 이후 지금껏 제대로 된 시행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권이 바뀐 지금이 후분양제를 실시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현행 선분양제는 주택이 부족했던 1977년 도입됐다. 국가 재정이 부족했던 당시에는 정부 부담 없이 주택 공급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정부의 분양가 통제가 느슨해지면서 분양가가 치솟고, 분양수익 극대화를 위한 자재 바꿔치기가 활개를 치기 시작했다. 또 분양만 받으면 집값이 오른다는 인식이 고착화하면서 청약시장에 투기수요가 쏠려 분양권 전매가 급증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거래된 분양권만 29만여건에 이른다.
이에 김 장관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주택 부분에서 먼저 후분양제를 도입하는 계획을 마련해보겠다”면서 “민간부분에 대해서는 주택도시기금 지원을 높이거나 공공택지를 우선 공급하는 등 후분양제를 유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후분양제의 장점에 대해 공감하지만 지금 전면적으로 도입하기에는 기업과 소비자 등의 준비가 필요하다”며 “우선 LH부터 단계적 실시하는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현미 장관이 정동영 위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