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지난 2013년 국가정보원 사건에 대한 수사 방해 행위와 관련해 장호중 부산지검장이 29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장 지검장은 이날 오후 2시50분쯤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자리에서 수사 방해 혐의를 인정하는지, 현직 검사장 신분으로 조사받는 심경이 어떤지 등을 묻는 취재진에 "조사에서 성실히 답변드리겠다"고만 대답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에 따르면 장 지검장은 당시 국정원 감찰실장으로 근무하면서 이미 지난 28일 검찰에 구속된 김진홍 전 심리전단장 등과 함께 검찰의 국정원 압수수색에 대비해 사건을 축소·은폐하기 위해 위장 사무실을 마련한 후 허위 서류를 비치하고, 직원들에게 허위 내용을 암기시켜 법정에서 위증하게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27일 장 지검장을 비롯해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 당시 법률보좌관이었던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 파견검사였던 이제영 의정부지검 형사5부장검사, 문모 전 국익정보국장, 고모 전 국익전략실장, 하모 전 대변인 등 국정원 수사에 대응하기 위해 꾸린 TF 구성원 7명의 사무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27일 이 부장검사, 28일 서 전 차장과 변 검사에 이어 이날 장 지검장을 피의자로 조사하고, 오는 30일 오후 2시 박민권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할 예정이다. 법무부는 30일자로 장 지검장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이 부장검사를 대전고검 검사로 각각 전보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비지휘 보직으로 인사 조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25일 김 전 단장에 대해 국가정보원법 위반·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오민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8일 김 전 단장에 대한 영장심사 결과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전 단장은 7일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손실)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의 후임자다.
검찰은 김 전 단장과 같은 혐의로 27일 박원동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도 구속해 수사 중이다. 박 전 국장은 20일 구속된 신승균 전 국익전략실장과 함께 박원순 시장 제압 문건 작성과 이행, 정부 비판 연예인 퇴출 기도 등을 실행하고, 야권 동향을 사찰해 여권에 선거 대책 등을 기획한 혐의다. 또 전국경제인연합과 대기업이 보수 단체에 십수억원을 지원하도록 직권을 남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국정원 댓글 수사를 방해한 의혹을 받는 장호중 부산지검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