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총수가 있는 국내 100대 그룹 4곳 중 1곳에서 올해 들어 자녀세대의 계열사 지분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지분 증가 건수에서도 자녀세대가 75건으로, 부모세대 28건의 3배나 됐다. 자녀세대로의 지분 승계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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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CEO스코어가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100대 그룹의 계열사 지분 변화를 조사한 결과, 24개 그룹에서 자녀세대의 계열사 지분이 증가했다. 반면 부모세대의 계열사 지분 증가는 17개 그룹에 그쳤다. 자녀세대가 그룹 수 기준으로는 50%, 건수 기준으로는 167.8%나 많은 셈으로, 부모세대보다 자녀세대의 계열사 보유지분 증가 속도가 훨씬 빨랐다.
그룹별로는 영풍이 13개 계열사에서 자녀세대의 지분이 늘어나 가장 많았다. 이어 애경이 9개로 그 뒤를 이었다. 영풍은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차남인 최윤범 부사장을 비롯해 자녀세대 13명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율이 높아졌다. 애경도 장영신 회장의 사위인 안용찬 부회장을 포함한 자녀세대 9명의 지분율이 상승했다.
그 다음으로는 농심과 동서가 각각 6건, KCC가 5건, GS가 4건이었고 현대중공업·효성·한미약품·대성 등은 각 3건으로 나타났다. 현대해상·동국제강·녹십자·LIG·한솔·한일시멘트 등은 각 2건, 롯데·금호아시아나·금호석유화학·사조산업·삼표·대명 등이 각 1건이었다.
부모세대 계열사 지분율이 높아진 그룹은 대성이 5건으로 가장 많았다. 김영대 대성 대표이사 회장을 비롯해 동생인 김영훈 대성 회장의 계열사 지분율이 모두 높아졌다. 반면 총수일가의 계열사 지분율이 감소한 그룹은 SK, 롯데, 두산 등 35곳이었다. 이중 부모세대가 감소한 곳은 33곳으로, 자녀세대 17곳의 2배 수준이었다. 부모세대와 자녀세대의 계열사 지분율이 동시에 낮아진 곳은 15곳이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