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지난 3일 오전 9시. 강릉행 KTX가 서울역을 출발했다. 인천공항에서 강릉까지 이어진 KTX 경강선은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시설물 검증시험을 마치고 지난달 31일부터 본격적인 영업 시운전에 돌입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오는 30일까지 영업 시운전에서 서울역~강릉 126회, 인천공항~강릉 62회, 청량리~강릉 62회, 상봉~강릉 62회 등 총 774회 고속열차를 투입할 예정이다.
이날 시운전에서 열차는 시속 170㎞ 이하 속도를 유지했다. 시속 170㎞는 기관사가 육안으로 선로의 방해물을 확인하고 속도를 줄일 수 있는 한계선이다. 전날 밤 또는 밤새 선로작업이 이뤄지는 경우 선로 위에 방해물이 놓여있을 수 있기 때문에 첫 열차는 170㎞ 이하 속도로 달리는 게 원칙인데, 이날 탑승한 열차가 시운전 구간을 지나는 첫 열차였다. 한종원 기관사는 “터널 안 구간 운행은 이번이 최초다. 평상시에는 250㎞로 달릴 수 있다”며 “만종~강릉을 시속 250㎞로 달리면 40분이면 도착한다”고 말했다.
다만 경강선이 정식 개통된다고 해도 청량리를 지난 때까진 시속 150㎞가 유지된다. 열차 간 교통 문제가 있고, 역 간 거리도 짧아 속도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후에는 청량리~서원주(시속 230㎞), 서원주~강릉(시속 250㎞) 등 목적지로 갈수록 속도가 빨라진다. 예상 소요시간은 청량리~강릉 구간이 1시간26분이다. 기존에 강남에서 강릉까지 버스를 타면 2시간40분이 걸렸었다. 인천국제공항 기준으로는 무정차 시 진부(236.5㎞)까지 1시간50분, 강릉(266.9㎞)까지 2시간12분이 걸린다.
철도공단은 이번 사업에서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연결철도(6.4㎞)를 신설하고 수색~서원주(108.4㎞) 기존선 고속화 및 시설개량을 실시했다. 서원주~강릉(120.7㎞) 철도도 새로 놓았다. 또 만종·횡성·둔내역과 평창 동계올림픽 지원역사인 평창·진부·강릉역을 새로 지었다. 특히 서원주~강릉 구간은 산악지형인 만큼 총 구간의 약 63%가 터널(34개소)인데, 이 중 최장 터널인 대관령터널은 길이가 21.755㎞(지하 780m)에 달한다. 공단은 인천공항부터 강릉까지 철도를 연결하는 데 총 사업비 4조3143억원을 투입했다.
KTX 경강성 평창역에서 시운전 중인 열차가 정차 중이다. 지상 3층, 연면적 2571㎡ 규모의 평창역은 평창 동계올림픽 지원역사이기도 하다. 사진/뉴스토마토
이날 시운전에선 평창역과 진부역을 들러 강릉역으로 향했다. 평창역은 내부 인테리어 공사와 외부 조경 작업이 한창이었다. 주요 시설물은 대부분 설치가 끝났지만 승차권 자동발매기와 같은 편의시설은 아직 설치가 덜 됐다. 역 맞은편 언덕엔 오륜기 모양의 조경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평창역은 지상 3층, 연면적 2571㎡ 규모다. 평소에는 하루 평균 981명, 동계올림픽 기간 중에는 하루 2552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부역은 내부 공사가 대부분 마무리되고 외부 조경과 보행로 마감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규모는 평창역과 비슷하다. 하루 이용객은 평소 751명, 동계올림픽 기간 1만1110명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신설 노선 중 규모가 가장 큰 강릉역은 지상 3층, 연면적 5194㎡로 구성돼 있다. 1층에 위치한 공단 홍보관에선 대관령터널 VR 체험 등이 가능하다.
한편 올림픽기간동안 KTX-산천은 하루 51회(편도) 운행된다. 인천공항에서 16회, 서울역 10회, 청량리역 10회, 상봉역 15회 등이다. 올림픽 종료 후의 출발역과 운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수형 한국철도시설공단 건설본부장은 “평상시 운행 계획은 11월 중 국토부의 선로배분위원회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며 “서울(청량리 )~강릉 간 운임은 2만5000~3만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