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한국지엠 노조가 대의원 선거를 마치며 두 달 만에 노사의 임금협상 재개를 앞두고 있다. 노조는 생산물량 확대를 가장 시급한 문제로 보고있으나 국내 생산물량 확대가 여의치 않아 노사간 갈등이 풀기 어려운 상황이다.
13일 한국지엠 노조에 따르면 새 지도부 선출을 마친 한국지엠 노조는 오는 14일부터 나흘간 정기 대의원대회를 마친 뒤 사측과 임금협상을 재개할 계획이다. 노조측은 협상에 나설 준비가 됐으며 생산물량 확보에 대한 사측의 변화된 계획과 미래발전방향이 있다면 교섭도 원만히 진행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카허카젬 한국지엠 사장도 한국지엠 부임 약 두 달 만에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카젬 사장은 부평공장 직원들과 면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딜러사와 대리점, 공장 직원들과의 간담회 자리를 늘려갈 계획이다.
새 지도부가 임금 협상 재개 준비를 마쳤고 카젬 사장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노사협상 재개 분위기는 조성됐다. 그러나 생산물량 확대 문제를 두고 변수가 생기면서 연내 타결에 먹구름이 꼈다.
노조는 생산물량 확대가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 한국지엠 부평공장 가동률은 70~80%, 군산공장은 20~30% 수준으로 11월 생산근무 계획상으로도 물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9월 확정됐어야 할 2018년 생산계획이 발표되지 않은 것 또한 노조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생산물량 확대와 관련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에퀴녹스의 한국 출시를 두고 국내 생산과 수입판매 문제가 걸려있다. 노조측은 에퀴녹스를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생산물량을 늘리고 싶어하나 새 차종의 생산을 위한 설비작업에는 수년이 걸린다. 국내 생산을 결정한다고 하더라도 당장의 생산물량 확보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오펠을 통해 유럽으로 수출하던 물량에도 변수가 생겼다. GM으로부터 오펠을 인수한 푸조시트로엥그룹(PCA)이 오펠 회생계획을 발표하면서 유럽공장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한국지엠에서 수입했던 물량을 직접 생산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현재 한국지엠은 창원공장에서 칼(스파크)을, 부평공장에서 모카(트랙스)를 생산해 유럽으로 수출중이다. 당장 구체적인 생산축소 계획이 나온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기준 유럽 수출물량은 14만대로 한국지엠 전체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한 만큼 오펠 수출물량이 축소된다면 생산물량 감소는 물론 운영에 있어서도 국내 공장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유럽 수출물량 감소와 관련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중"이라며 "수출물량 판로 개척을 위해 고심중이나 아직까지 확실하게 생산물량을 확대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나온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GM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에퀴녹스. 사진/한국지엠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