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최근 몇년간 증권사 임직원수가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냈지만 올해 3분기는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대형 투자은행(IB) 출범으로 인한 채용, 해외 증권사 진출이 임직원수 증가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증권사 임직원수는 3만5694명으로 집계됐다. 2015년 9월 3만6096명, 2016년 9월 3만9520명보다는 감소했지만 올해 6월말 3만5606명에 비해서는 88명 증가했다.
우선 초대형 IB 인가신청을 했던 증권사 중 미래에셋대우를 제외한 4곳이 전분기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NH투자증권은 2876명에서 2886명으로, KB증권은 2869명에서 2887명으로, 한국투자증권은 2518명에서 2525명으로, 삼성증권은 2195명에서 2277명으로 늘었다.
이에 대해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이들 증권사들은 초대형 IB 선정 이후를 내다보고 발행어음 사업 준비는 물론 비대면 거래, 로보어드바이저, 핀테크와 관련한 시스템 개발을 위해 채권, IT 분야 채용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그 외에 키움증권은 635명에서 681명으로, 하나금융투자는 1564명에서 1596명으로, 흥국증권은 72명에서 92명으로 증가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IB 조직을 확대하면서 3분기 인원충원이 많았다”면서 “다른 증권사들도 IB 강화를 위해 인원을 늘리는 게 최근의 추세였다”고 말했다.
또한 외국계 증권사인 미즈호증권(일본), 초상증권(중국)이 국내 진출하면서 각각 11명, 18명이 3분기부터 통계에 포함된 점도 증가세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반면에 미래에셋증권은 4723명에서 4677명으로, 대신증권은 1640명에서 1603명으로, 골든브릿지증권 143명에서 133명으로 감소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증가세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며, 내년에는 다시 하락 추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발행어음 분야 채용이 내년에도 비슷한 규모로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본다”면서 “4차산업혁명이 점차 대두되고 증권업계에서도 자동화 영역이 확대된다면 증권사 임직원수는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IB나 IT 분야에서 채용되는 규모보다 인공지능(AI) 등 자동화로 인한 감소폭이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효섭 박사도 “올해는 증시호황에 힘입어 증권사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좋았다”면서도 “다만 내년 전망은 올해만큼 호실적을 거두기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용환경도 긍정적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한편, 4차산업혁명 추세로 인한 증권사 임직원들의 고용불안을 막기 위해 사무금융노조는 증권업종 통합단체협약에 ‘신기술도입’ 조항 도입 관철을 추진하고 있다.
이 조항은 새로운 기술이나 자동화, 전산설비 등을 도입하는 등 고용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예상될 경우 사전에 노조에 통보해야 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김호열 사무금융노조 부위원장은 “현재 이 조항과 관련해 단체교섭이 진행중이지만 연내 타결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4차산업혁명이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고용에 있어서는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 있으며, 노조 차원에서도 최소한의 안전망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3분기 증권가 임직원수는 초대형 IB로 인한 인원 충원과 외국계 증권사 진출 등으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사진/김재홍 기자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