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를 받았다.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보호무역 기조 속에 한국산 철강에 추가 규제가 가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미국 철강업계는 지난해 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큰 폭으로 늘었다.
17일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 철강사 누코어(Nucor)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 151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14억4800만달러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7%, 영업이익은 38.7% 늘었다. 같은 기간 유에스 스틸(US Steel)도 매출이 19.8%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오성주 수석연구원은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과 미국 철강산업 변화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정부의 철강 수입 규제에 따른 반사이익과 현지 철강 가격상승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4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제품 수입 제한 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사진/뉴시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유정용 강관과 열연·냉연 강판 등 한국산 철강 제품에 대해 반덤핑 예비판정을 확정하면서 수입 규제를 강화했다. 지난 11일에는 미 상무부가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 보고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수입 제품이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칠 경우 수입을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구체적인 보고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우리정부와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는 보고서 내용 파악에 나선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보고서를 인용해 한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수입 규제를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경우 국내 철강업계는 대미 수출 전략에 수정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무역확장법 232조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1주년쯤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며 "안보 위협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만큼 어느 정도의 규제가 나올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가까스로 중국발 공급과잉이 진정세로 돌아서며 업황 개선을 맞은 한국 철강업계에 미국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