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중소 생명보험사들의 보험영업수익이 비용에 미치지 못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전체 25개 생보사 중 KB생명과 PCA생명, 처브라이프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등 4개 생보사는 지난해 11월 기준(1~11월 누적)으로 보험영업수익보다 보험영업비용이 더 많았다.
KB생명의 경우 총 8992억9800만원의 보험영업수익이 발생했는데, 1조219억2800만원이 영업비용으로 지출됐다. 지급 보험금만 8229억9000만원으로 총 보험영업수익에 육박했고, 사업비로도 760억8300만원이 쓰였다. 2924억1400만원의 보험영업수익을 올렸던 PCA생명은 지급 보험금이 1110억9400만원에 불과했으나, 상대적으로 많은 사업비(971억1900만원)와 신계약비 상각비(712억9400만원)로 인해 영업비용(3008억2800만원)이 수익을 넘어섰다.
보다 규모가 작은 생보사는 영업환경이 더 열악했다. 처브라이프생명은 보험영업수익이 1702억1800만원이었는데, 지급 보험금(860억300만원)과 사업비(696억8600만원) 등을 더한 영업비용은 1885억4800만원이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지급 보험금(2026억100만원)만 따져도 총 보험영업수익(680억3200만원)의 3배에 육박했다.
기본적으로 중소 생보사들은 전체 영업비용에서 점포 운영비, 인건비, 판매 수수료 등 사업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 보험영업 부문에선 흑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PCA생명과 처브라이프생명은 보험영업수익 대비 사업비 비중이 각각 33.2%, 40.9%에 달했다. 여기에 가입자 확대를 목적으로 손해율이 높은 상품을 출시하는 시기에는 일시적으로 지급 보험료가 급증한다. 대신 투자영업과 부동산 임대 등 영업 외 수익이 보험영업에서 발생하는 적자를 메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거둬들이는 보험료에 비해 사업비가 많은 큰 건 중소 보험사들의 공통적인 어려움”이라며 “보험사에 따라서는 판매 채널이나 포트폴리오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수익구조가 재정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영업수익은 비교적 안정적인 데 반해, 영업투자수익은 가변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론 수입 보험료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가되, 손해율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필수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별로 판매 가능한 채널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플랫폼을 바꿔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며 “당장은 안정적으로 투자수익을 거두되, 장기적으론 가입자 확대를 통해 수입 보험료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소 생명보험사들의 보험영업수익이 비용에 미치지 못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의 한 보험회사 텔레마케팅 사무실. 사진/뉴시스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