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가 그동안 부진했던 미국시장 회복을 위해 올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는 목표를 나타냈다. 그러나 미국 자동차 시장의 침체와 엔화약세로 일본 자동차 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향상되면서
현대차(005380)의 올해 미국시장 공략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1월 미국시장에서 4만1243대를 판매해 작년 1월(4만6507대)보다 11.3% 감소했다. 특히 엑센트는 66%, 쏘나타가 24% 감소하는 등 세단의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작년 판매량은 68만5555대로 2016년 77만5005대보다 11.5%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은 2016년 4.4%, 2017년 4.0%에서 올해 1월은 3.6%까지 내려갔다.
박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미국시장에서 현대차가 강점을 보이는 세단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현대차의 실적도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미국, 중국 등 해외 시장 실적회복이 매우 절실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작년 내수 판매는 전년대비 4.6% 증가했지만 해외 실적이 8.2% 감소하면서 작년 영업이익은 5조원에 훨씬 미치지 못했고 2010년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중국시장의 경우 작년 하반기 한국과 중국 간 사드 갈등이 완화되면서 올해 점유율 회복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대차는 올해 미국시장 부진 탈출에 가장 큰 비중을 둔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올해 미국부터 권역별 자율경영체제를 도입한다. 미국시장에 맞는 고객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약점으로 평가받았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도 확대한다. 올해 신형 싼타페, 투싼 성능개선 모델, 코나 등을 선보여 SUV를 선호하는 미국 고객들의 수요에 맞춘다는 계획이다. 그 외에 적극적인 재고 축소 및 렌터카 등 플릿 시장 판매를 줄여 수익성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같은 노력에도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미국시장 공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미국 지동차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올해 수요는 1700만대를 밑돌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엔화약세로 인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일본 자동차 업체와의 경쟁도 현대차가 넘어야 할 과제다.
올해 1월 미국 시장에서 도요타와 닛산의 판매실적은 전년대비 16.8%, 10.0% 증가했고 점유율도 각각 14.4%, 10.7%로 상승했다.
또한 미국의 법인세 인하도 현대차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법인세 인하로 미국 현지 공장의 수익성이 높아지면서 현대차의 가격 경쟁력은 약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올해 적극적인 미국시장 공략 방침을 밝혔지만 미국시장 수요침체, 일본 업체들의 가격경쟁력 향상 등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모습. 사진/뉴시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