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교토 중심가에서 다소 떨어진 한적한 마을, 이치조치. 최근 몇 년 새 이곳의 작은 가게들을 ‘일부러’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단순한 판매 외에 마을 사람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치조지의 ‘소통 구심점’ 역할을 하는 서점 게이분샤부터 기묘한 찻집 마이고, 발견의 기쁨을 주는 워크숍 레코드 등을 직접 발로 뛰며 살펴준다. 작은 가게를 위한 대안을 제시하며 가성비와 빠른 유행 만을 좇는 오늘날 상업의 세태를 돌아보게 한다.
거리를 바꾸는 작은 가게
호리베 아쓰시 지음|정문주 옮김|민음사 펴냄
여행은 만날 수 없는 것들을 만나면서 생겨나는 ‘소란’이다. 그 소란을 마음껏 즐기면 그것으로 충분할 뿐. 꼭 해야만 하거나, 안 하면 안 되는 법칙 따윈 없다. 대신 저자는 “걷고 싶은 만큼 걷고, 하고 싶은 걸 하며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고 권한다. 드로잉북, 만년필, 필름카메라를 들고 그는 그렇게 프랑스 루르마랭과 일본 시즈오카, 쿠바 아바나 등을 누볐다. 책에는 여행지에서 만난 상대의 표정, 불어오던 바람 같은 ‘생생한 기록들’이 섬세하게 담겨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정은우 지음|위즈덤하우스 펴냄
국가라는 이름에 수많은 진실들이 가려질 때가 있다. “국가가 조직적으로 사기를 치기 시작하면 그것은 관행이 되고, 고치기 아주 어려워진다”는 저자는 수 십조 단위 국가 사업의 면면들을 샅샅이 추적하고 분석한다. 원전 마피아, 자원외교, 4대강, 도시재생 등을 돌아보며 ‘여전히 구조적으로 이상한 점’을 짚어간다. 주식과 신용등급 등 실생활과 연관된 사회적 문제점들도 짚어 준다. 그는 향후 국민소득 4만~5만달러 시대를 열려면 ‘국가의 사기’부터 해체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가의 사기
우석훈 지음|김영사 펴냄
누구나 바쁜 일상 속에 ‘내’가 지워질 때가 있다. 나의 모든 순간을 정신 없이 흘린 채 밤을 맞이하면 불현듯 ‘이대로 괜찮은가?’하는 불안감이 움트기도 한다. 작가는 그런 이들에게 진심을 꾹꾹 눌러 담은 문장들로 스스로를 차분히 돌아보게 한다. “이렇게 뒤죽박죽 제멋대로인 세상을/ 자주 슬프고, 가끔 웃으며/ 버텨내고 있는 당신은/ 어쩌면 정말 대단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단순히 “힘내”와 같은 표면적 위로가 아닌 자신의 경험과 진심이 스민 공감의 언어다.
모든 순간이 너였다
하태완 지음|위즈덤하우스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