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외국인 지분 '쑥쑥'…"국부 유출 우려"

KT, 지분 상한선까지 채워…이통사 "자본시장 활성화 긍정적"

입력 : 2018-03-07 오후 5:22:23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이동통신사들의 외국인 지분율 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대부분 국내에서 나오는 이통사들의 이익을 과도하게 외국인들이 가져간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외국인의 투자는 이통사들의 사업이 그만큼 안정적이라는 방증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7일 기준 이통 3사의 외국인 지분율은 SK텔레콤이 40.95%, KT 49.00%, LG유플러스 39.52%다. 3사의 평균은 약 43.16%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기간통신사업자의 외국인 지분을 49%로 제한하고 있다. 국민들의 일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통신 사업을 하는 이통사의 지분이 과도하게 외국인에게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통 3사 중 KT의 외국인 지분율은 49%로 법의 제한 수치를 채웠다. 그 중에선 특히 일본 이통사 NTT도코모가 5.46%(2017년 9월30일 기준)를 보유해 대주주에 올라 있다.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10.94%)에 이어 두 번째로 지분율이 높다. SK텔레콤은 씨티은행이 11.49%의 지분을 보유했다. 씨티은행의 SK텔레콤 지분은 2016년말 기준 10.91%였지만 이후 지분율을 늘렸다. 지주사인 SK주식회사(25.22%), SK텔레콤 자기주식(12.55%)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미국 투자회사인 캐피털그룹도 지속적으로 LG유플러스의 지분을 늘리고 있다. 캐피털그룹은 지난해 6월28일 LG유플러스의 지분을 신규로 취득한 이후 지분을 지속 매입해 11월3일 기준 7.24%까지 지분율을 늘렸다. LG유플러스의 최대 주주는 지주사인 ㈜LG(36.05%)다. 캐피털그룹의 지분율은 2대 주주인 국민연금기금(7.72%)의 지분율에 육박했다.
 
이처럼 이통 3사의 외국인 지분율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국부 유출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안진걸 참여연대 시민위원장은 "통신 산업은 공공성이 강하고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막중하다"며 "외국인은 공공적인 목적보다 배당에 관심이 더 많은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 안 위원장은 "국내 노동자의 노력과 소비자의 기여로 창출된 이통사 배당금의 절반가량을 외국인이 가져가는 것에 대해 국부 유출이 심각하게 지속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통사는 49%라는 제한 수치가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장기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나라의 정보통신기술(ICT)에 대한 평가가 좋아 외국인들이 투자하는 것이며 이는 자본시장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이 이통사의 경영권을 위협하는 상황이 되면 안되겠지만 49%라는 제한이 있고 ,각 이통사들도 기존 최대 주주들이 있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2017년 회계연도 기준 1주당 배당금은 SK텔레콤이 1만원(1000원은 중간배당으로 기지급), KT 1000원, LG유플러스 400원으로 각각 결정됐다. 배당금 총액은 SK텔레콤 6354억8244만원, KT 2450억9705만5000원, LG유플러스 1746억4454만3200원이다. 이통 3사는 이달 중으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SK텔레콤은 오는 21일, KT는 23일, LG유플러스는 16일 각각 주총을 열고 배당금을 확정한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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