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폭스바겐, 판매 재개…관건은 신뢰 회복

2년전 디젤게이트 파문 사과…"진정성 없다" 지적도

입력 : 2018-04-08 오후 5:25:01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디젤게이트 파문으로 2년간 한국시장을 떠났던 아우디폭스바겐이 판매 재개에 나섰다. 대표가 직접 과거 파문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고객신뢰 회복을 위한 방안도 내놨다. 일각에서는 전략시장으로 부상한 한국의 규모에만 집착, 진정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객신뢰 회복 및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장기 비전을 발표했다. 새로운 비전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제시하는 등 ‘신뢰’를 강조했다.
 
이날 르네 코네베아그 그룹 총괄사장은 “그동안 진지한 반성과 쇄신의 기회로 삼고 지난 사안들에 대한 해결, 투명하고 열린 기업으로의 변화, 그리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계획을 세우는 데 집중해왔다”면서 “해결해야 할 과거 사안들이 아직 남아있지만 매우 중요한 한국시장에서 고객신뢰와 기업 명성을 회복하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딛는 의미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커스 헬만, 르네 코네베아그 그룹총괄사장이 6일 기자간담회에서 답변하는 모습. 사진/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배출가스 인증 조작 사건으로 지난 2015년 8월부터 국내 판매가 중단됐다. 이번 행보는 국내시장 재공략을 앞두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어느 정도 해소해 판매량을 늘리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디젤게이트 파문 이전 아우디코리아와 폭스바겐코리아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수입차 업체 상위권이었다. 2013년 폭스바겐코리아는 2만5649대를 판매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2만4780대)를 제치고 2위를 기록했으며, 같은 해 아우디코리아는 2만44대로 두 브랜드 모두 2만대를 돌파했다. 2014~2015년 폭스바겐코리아는 3만719대, 3만5778대, 아우디코리아는 2만7647대, 3만2538대로 상승세를 보이면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BMW코리아에 이어 3, 4위에 오르는 등 기염을 토했다. 2014년 폭스바겐의 티구안이 국내 수입차 중에서 베스트 셀링카에 선정됐고, 2015년에는 티구안과 아우디 A6이 1, 2위를 기록하며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디젤게이트 사태로 2016년 아우디코리아는 1만6718대, 폭스바겐코리아는 1만3178대로 판매량이 급감했으며, 2017년에는 아우디코리아만 962대 판매에 그쳤다. 반면 업계 1, 2위인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와 BMW코리아는 지난해 6만8861대, 5만9624대의 실적을 기록하며 수입차 시장을 주도했다.
 
특히 국내 수입차 시장 규모가 2011년 10만5037대에서 지난해 23만3088대로 두 배 이상 성장했으며, 올 1분기에는 6만7405대로 지난해 1분기(5만4966대)보다 22.7% 증가해 한국시장 공략의 중요성이 높아진 점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적극적인 자세를 취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고객신뢰 회복을 위해 ▲고객만족도 향상 ▲조직 효율성 강화 ▲정직한 행동 ▲사회책임 강화 ▲시장 리더십 회복으로 구성된 미션5를 발표했다. 인증 체계도 대폭 정비해 규정 모니터링부터 인증서류 준비, 차량의 국내 입항, 고객 인도까지 모든 과정을 전면 개편해 투명성을 강화했다. 본사 조직구조를 반영해 기존의 차량인증부를 기술인증준법부로 개편하고 인력을 4명에서 12명으로 늘렸다.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비영리단체와의 협업으로 교육 및 문화 활동에 3년간 100억원을 투자하며, 이를 위한 전용공간인 ‘AVK 드림 스튜디오’를 개소할 예정이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올해 국내시장 공략을 위해 조만간 ‘신형 파사트 GT’와 ‘신형 티구안’을 포함한 올해 신차 라입업을 공개할 계획이다. 앞으로 3년간 4개 브랜드에서 총 40종의 신차를 선보이고, 본사의 전기차 전략 로드맵에 따라 2020년까지 제품 포트폴리오의 25%를 전기차로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마커스 헬만 그룹총괄사장은 “내부 프로세스 혁신의 일환으로 본사와 한국 정부기관 간의 커뮤니케이션과 협업 체계를 강화했다”면서 “보다 투명하고 체계화된 인증 프로세스를 통해 고객이 더욱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2월 국내 피해고객들에게 1인당 100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지급했지만 미국에서는 최대 1200만원, 캐나다는 500만원 지급 등 차별에 따른 지적도 제기됐다. 지난 2년 동안 별다른 사과의 움직임이 없다가 판매 재개를 앞두고 쇄신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진정성에도 의문이 뒤따랐다. 
 
마커스 헬만 그룹총괄사장이 앞으로 인증 체계 및 정부 기관과의 협업을 강화하는 등 신뢰회복에 역점을 두겠다고 발언했다. 사진/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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