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 ㄱ대리점 보험설계사 A씨는 2014년 12월 같은 대리점 소속 다른 설계사의 코드를 이용해 계약자 2명으로부터 자동차보험 등 5건을 모집하고, 이와 관련해 수령한 보험료 904만원을 유용했다가 적발돼 지난 2월 설계사 등록이 취소됐다. ㄴ대리점 소속 보험설계사 B씨도 2015년 3월 계약자 1명으로부터 더블테크보험 체결과 관련해 수령한 보험료 4200만원을 유용했다가 지난 2월 등록 취소 조치됐다.

 

이처럼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독립법인대리점(GA)에서 보험료를 유용하는 등의 불법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력관리시스템 미비와 설계사들의 잦은 이직으로 인해 GA에 대한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보험업법 위반 등 11건에 대해 GA 및 GA 소속 보험설계사가 과태료, 설계사 등록 취소 등의 제재를 받았다. 대부분 보험 계약자로부터 수령한 보험료를 유용하거나, 다른 설계사의 코드를 이용해 계약자를 모집한 경우다. 같은 기간 보험사에 대해서도 19건의 제재가 이뤄졌지만, 대부분 주의나 과태료 부과 등 경징계에 그쳤다. 제재 사유는 계약자에 대한 경제적 이익(금품) 제공이 대다수였다.

 

GA에서 보험료 유용 등 비윤리적 불법행위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GA 설계사에 대한 관리·감독의 어려움 때문이다. 규정상 3개월 이상 무실적 설계사에 대해선 해촉이 가능하다. 무실적 설계사는 설계사 일을 그만뒀거나 징계로 영업활동이 중단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나마 보험사에선 주기적으로 무실적 설계사에 대한 정리가 이뤄지는 편이다. 반면 GA에선 사실상 활동이 없는 '유령 설계사'나 제재 이력이 있는 '문제 설계사'에 대해서도 현실적으로 관리가 어렵다. GA 설계사는 이력관리시스템에 따른 관리 대상이 아닌 데다 이직도 잦기 때문이다.

 

여기에 GA 대형화로 보험사의 GA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GA에 대한 보험사의 통제력도 약화하는 추세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는 계약 인수나 유지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책임을 지기 때문에 지점에서 1차적으로 문제 설계사를 걸러내고 본사 차원에선 주기적으로 교육을 실시한다"며 "하지만 GA 설계사에 대해선 보험사가 관리할 수단이 없다. 이 때문에 회사에 들어오는 민원만 봐도 GA나 방카슈랑스(은행연계보험) 채널 비중이 높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에선 지난해 하반기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한 데 이어, 올 상반기 중에도 후속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존에도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순회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며 “현재는 위법사항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