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한 새 책)'버스데이 걸'·'진작 할 걸 그랬어' 외

입력 : 2018-04-27 오후 4:09:49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스무 번째 생일을 맞을 때의 느낌은 어떤 것일까. 혹은 어떤 것이었을까. 하루키는 한 여성 화자를 내세워 그 ‘생일’의 특별함에 대한 기억을 우리에게 선물한다. 정갈한 문체, 경쾌한 분량이지만 묵직한 여운이 남는 소설은 영미권에서도 베스트셀러 차트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빨강과 주황 핑크 강렬한 세 가지 색을 내세운 일러스트도 각 장마다 곁들여져 있다. ‘잠’, ‘이상한 도서관’, ‘빵가게를 습격하다’에 이어 독일 일러스트레이터 카트 멘시크와 함께 한 하루키의 ‘소설X아트’프로젝트다.
 
버스데이 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양윤옥 옮김|비채 펴냄
 
누구나 새로운 인생의 갈림길에 설 때가 있다. 그리고 선택의 시간이 다가올 땐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김소영 전 MBC 아나운서는 지난해 방송국을 퇴사했다. ‘책’에서 더 자유로운 삶의 가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주위에선 걱정되는 시선으로 만류했지만 결국 용기를 냈고 조그만 책방을 열었다. 책은 ‘책방 주인’으로 살아온 그의 일상 이야기들이다. 아무 계획도 없이 덜컥 시작된 ‘책방 창업’ 모험기. 조금 더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찾겠다는 저자의 다짐으로 읽힌다.
 
진작 할 걸 그랬어
김소영 지음|위즈덤하우스 펴냄
 
사회가 정해주는 ‘인생 매뉴얼’에 자신을 구겨 넣어야 할 때가 있다. 좋은 대학에, 직장에 가야하고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도 해야 한다. 보험과 저축, 집, 차 등도 챙기지 않으면 안 될 것들이다. 그런데 그렇게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열심히만 살면 행복이 잡힐까. 어디를 향해서 열심히 달려야 하는 걸까. 대입 4수, 회사원과 일러스트레이터의 투잡 생활. ‘남’의 눈치만 보고 살아왔다는 저자는 잠시 멈춰서고 자신을 돌아보기로 한다. 단 한번 뿐인 인생, 도전하는 용기를 갖기로 했다. 무작정 버티고 노력하는 것 만이 미덕이 아닐 수 있음을 저자는 말한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하완 지음|위즈덤하우스 펴냄
 
추사 김정희의 삶이 유홍준 교수의 입담으로 되살아 났다. 탄생부터 만년까지, 파란 많은 일대기를 중심으로 추사의 학문과 예술 세계를 알기 쉽게 풀어 놓은 ‘추사 교양서’다. 대갓집 귀공자로 태어나 동아시아 전체에 ‘완당바람’을 일으키던 삶, 두 차례의 유배와 아내의 죽음 등 고난의 시기를 겪어야 했던 삶이 역사소설처럼 흥미롭게 전개된다. ‘세한도’, ‘불이선란’ 등 책에는 추사가 생전에 그린 280여 점의 도판과 제작 경위 등의 주요 해설도 실렸다. 추사의 삶을 통해 조선 후기 문화와 역사까지 엿볼 수 있다.
 
추사 김정희
유홍준 지음|창비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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