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안을 철회하면서
현대모비스(012330)와
현대글로비스(086280)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새로운 개편안이 현대모비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바뀌고 현대글로비스의 수혜는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주가도 당분간 엇갈린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전날보다 5500원(2.28%) 오른 24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글로비스의 주가는 14만3000원으로 7500원(4.98%) 하락했다.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지배구조 개편안 마련에 따른 수혜 전망이 두 회사의 주가를 엇갈리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9일로 예정됐던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 관련 임시주주총회를 취소했다. 개편안에 대한 주주들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분할비율과 합병비율에 법적인 문제가 없었음을 강조했지만 주주와 의결권 자문기관 등 시장참여자를 설득시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주주와 의결권 자문사 등은 분할-합병안이 현대모비스 주주에게 불리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새로운 개편안은 현대모비스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의결권 자문사는 공통적으로 합병 비율과 사업적 시너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며 "수정안에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 기존 안보다 모비스에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대안으로 ▲기존 추진안의 분할합병 사업·비율 재조정 및 분할부문 상장 ▲현대차·기아차·모비스 분할 합병 또는 현대차·모비스 분할 합병 ▲대주주의 현대모비스 지분 직접 매입 등을 생각해볼 수 있는데 어떤 방식이든 현대모비스가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현대글로비스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양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사업 및 지배구조 개편안 재검토로 현대글로비스의 주가 조정이 예상된다"며 "분할합병이 재추진되더라도 이전에 비해 글로비스의 기존 주주들의 수혜는 원안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점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 22만원에서 17만원으로 23%가량 하향조정했다. KTB투자증권도 현대글로비스의 목표가를 27만원에서 18만원으로 내렸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분할합병안이 글로비스에 긍정적으로 평가됐던 만큼 구조개편안 철회는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분할합병비율의 유·불리를 떠나 이번 안은 본업인 물류와 모비스의 AS부품 유통이라는 사업적 시너지, 신사업 진출 및 인수합병(M&A), 배당 확대까지 이어질 수 있는 풍부한 현금 유입 등으로 글로비스 주주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글로비스의 최근 주가에 개편안 부결 가능성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주가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사진/뉴시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