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 상반기에도 핵심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 판매량은 33만5046대로 전년동기(34만5910대) 대비 3.1%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폭스바겐은 6.2%, BMW 2.8%, 토요타 3.0%, GM 4.2% 증가했으며, 혼다(-0.5%), 메르세데스-벤츠(-1.9%), 포드(-1.8%)는 현대차보다 감소폭이 적었다.
현대차의 올 상반기 중국 시장 도매 판매실적은 37만9937대로 전년동기(30만1277대) 대비 26.1% 증가했지만 지난해 사드 후폭풍으로 인한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예상보다 증가폭이 낮았다. 2016년 상반기(52만2769대)와 비교하면 27.3%나 감소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세단에 중점을 두다가 SUV 신차출시 시기를 놓치는 등 전략에 혼선이 있었다"면서 "중국 시장에서는 현지 업체들이 중저가 차량 시장에서 경쟁력이 향상되면서 현대차가 앞으로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올해도 미국, 중국 시장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뉴시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중국 도매 판매는 5월 6만427대에서 6월 8만8691대로 증가했는데, 이는 중국공장 라인 조정이 예정되면서 6월에 생산량을 늘렸기 때문"이라면서 "반면 소매 판매는 4월 7만35대, 5월 5만3371대, 6월 5만113대로 감소추세를 보이면서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한편, 미국 정부가 외국산 자동차에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점도 현대차의 미국 시장 공략의 변수로 거론된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수입 제품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적용할 수 있으며,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최남석 전북대 교수는 "만약 미국 시장에서 25% 고율 관세를 적용받는다면 차량 가격이 최소 400만원 이상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현실적으로 미국 수출은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한-미 동맹관계가 강화됐지만 미국 트럼프 정부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우리나라가 무역확장법 적용의 예외가 된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