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JYP엔터테인먼트가 주 52시간 준수, 업무 효율 증대 등을 골자로 한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수장인 박진영 없이도 운영되는, 향후 20년을 고려한 비전이다.
27일 JYP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21일 박진영이 맥쿼리 증권이 주최한 ‘2018 맥쿼리 이머징 인더스트리스 서밋’에서 이 같은 연설 내용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서밋에서 박진영은 "2015년 혹은 16년쯤 회사 규모가 커지다보니 아티스트나 회사의 성장 속도에 비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프로세스가 신속하지 못했다"면서 "그래서 한가지 실험을 했다. 바로 단 하나의 아티스트만을 위한 전담 TF팀을 만든 것"이라 밝혔다.
그는 업무에 따라 분리돼 있던 부서를 지난해부터 한 팀으로 통합했다. 마케팅, PR, 매니지먼트, A&R 등이 하나로 움직이면서 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졌다. 박진영은 “담당자와 아티스트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지면서 첫 실험의 결과는 엄청났다”며 “이렇게 탄생한 팀이 ‘트와이스’였다”고 설명했다.
강연에서 박진영은 한 팀의 성공 경험을 곧 JYP 전체로 확대시킬 예정이라고 전했다. JYP 안에 4개의 레이블을 세우고 각 레이블이 결합된 형태의 조직체를 구상하고 있다.
조직체는 구성원들의 행복을 목표로 한다. 창의력 발현이 행복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에서다. 그는 “크리에이티브 산업은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관건”이라며 “주 52시간보다 적게 일하는 회사법을 2020년 1월에 맞춰 시행하려 한다.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직원수를 더 늘릴 준비도 돼 있다”고 밝혔다.
지난 17년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던 사옥을 정리하고 JYP는 지난 6월27일 강동구 성내동 새 사옥으로 이전했다. 신사옥은 콘텐츠 제작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최적의 장소가 될 전망이다. 9개의 댄스 스튜디오와 18개의 보컬 연습실, 7개의 프로듀싱룸, 11개의 녹음실, 2개의 믹싱룸이 갖춰졌다. 그는 “콘텐츠의 양과 질면에서 최상의 결과물을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소속사의 향후 아티스트 육성 전략도 공개했다. 한국 콘텐츠를 해외로 수출하거나 해외 인재를 한국 아티스트와 혼합하는 단계를 넘어설 계획이다. 그는 “이제는 해외에서 직접 인재를 육성하고 프로듀싱하는 단계”라며 “평균연령 13살의 6인조 중국 아이돌 그룹 ‘보이스토리’가 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내년 말이나 2020년 초쯤에는 일본인 멤버로 구성된 걸그룹을 준비 중이다.
그는 회사 성장 비결을 묻는 질문에 "회사가 저 없이도 운영되게 하고 싶었다”며 “작사, 작곡 뿐만 아니라 마케팅, PR 등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돌아가게 하고 싶었다. 해결책을 찾아내니 회사가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또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도 이날 연설을 “다음 20년을 만들어 갈 비전”이라 소개하기도 했다.
'2018 맥쿼리 이머징 인더스트리 서밋'에서 연설하는 박진영. 사진/JYP엔터테인먼트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