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국내 완성차 5사가 동반 수출 부진에 빠지면서 자동차산업에 대한 위기감이 더욱 높아졌다. 각 사들은 연말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연간 목표를 어떻게든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3일 발표된 완성차 5개사의 11월 수출 실적은 58만1030대로 전월 대비 2.2%, 전년 동월 대비 6.0% 감소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33만9250대, 19만8415대로 전년 동월보다 각각 5.0%, 4.6%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국지엠과 쌍용차도 5.8%, 14.2% 줄어들었으며, 르노삼성차는 무려 41.6% 급감했다.
올해 누적 수출 실적을 보면 현대·기아차보다 나머지 3개사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달까지 누적 수출 실적이 352만219대, 208만1674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 1.8% 증가했다. 반면,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쌍용차는 각각 12.2%, 18.9%, 9.2% 감소했다.
특히 르노삼성의 경우 전망도 불투명하다. 수출 물량 전부가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 위탁 물량으로, 내년 9월 완료된다. 지난달 29일 르노와 닛산이 공동발표문을 통해 "앞으로도 동맹 관계가 굳건할 것"이라며 최근의 갈등설을 봉합했지만 언제든지 양사 간 불화가 촉발될 가능성이 존재해 위탁생산 물량 배정 여부는 안갯속이다.
완성차 5개사의 11월 내수 판매량은 13만9862대로 전년 동월보다 0.3% 감소했다. 현대차(0.4%), 쌍용차(17.8%), 르노삼성(1.3%)은 증가했고, 기아차와 한국지엠은 각각 0.7%, 19.9% 감소했다.
지난달까지 누적 내수 판매량은 현대차 65만6243대, 기아차 48만9500대로 1·2위였으며, 쌍용차도 9만8484대로 3위 자리를 지켰다. 한국지엠은 8만2889대로 르노삼성(7만9564대)에 다소 앞섰지만 지난달 판매에서 르노삼성에 밀려 5위를 기록하면서 차이가 좁혀졌다. 현대차(3.3%), 기아차(3.0%), 쌍용차(2.6%)의 누적 내수 실적은 전년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은 각각 31.2%, 12.2% 줄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지난해부터 국내 완성차업계의 상황이 악화됐으며, 올해 하락세가 더욱 뚜렷해졌다"면서 "내년에도 특별한 상승 요인이 없어 위기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대·기아차는 최대 전략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좀처럼 회복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으며, 한국지엠은 제너럴모터스(GM)의 대규모 구조조정과 법인분리 문제로 인한 노사 대립, 르노삼성은 신차 부재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갈등 등이 불안 요소다. 쌍용차도 호주와 인도 등 신흥시장 공략을 시작했지만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7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개최된 '자동차산업발전위원회'에서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완성차 및 부품업계 대표들이 모여 현재 자동차산업 위기 인식을 공유했고, 업계에서는 정부에 지원 방안을 건의하기도 했다.
일단 완성차 업체들은 연말을 맞아 다양한 할인혜택을 시행해 판매량 확대에 나선다. 특히 올해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종료되는 점을 감안해 파격 할인에 나섰다.
현대차는 외산차 또는 제네시스 보유 차종 고객 중 G70, G80, EQ900 구매시(G90 제외) 100만원 할인과 100만원 캐시백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아차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전 차종(전기차, 카니발 제외) 20만원 혜택을 준다.
쌍용차는 이달 구매하는 고객들에 최대 ▲티볼리 200만원 ▲G4 렉스턴 360만원 ▲코란도C 390만원 ▲코란도 투리스모 390만원을 할인한다. 한국지엠은 이달 '메리 쉐비 페스타' 프로모션을 진행해 최대 ▲스파크 270만원 ▲트랙스 340만원 ▲말리부 560만원 ▲임팔라 630만원의 가격인하 혜택을 제공한다. 르노삼성도 '12월 굿바이 특별 프로모션'을 통해 마스터, 전기차를 제외한 전 차종 구매시 현재 개별소비세 3.5%에 해당하는 금액 지원 또는 V7 내비게이션, S-Link 패키지 등 추가옵션 중 한 가지를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올해 실적 마감을 앞두고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프로모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특히 올해 실적이 부진한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이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