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공유경제 본격화, 완성차 업체도 시동

2020년 시장규모 5000억 전망…차량 구독 서비스도 등장

입력 : 2018-12-17 오후 4:55:58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국내에서도 공유경제 개념이 확산되면서 카셰어링(Car sharing)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도 가세하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카셰어링 시장규모는 2011년 6억원에서 올해 320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2020년에는 50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세종시, 부산시 등 스마트시티 시범지구에 대여·반납 구역 제한 없는 카셰어링 서비스 시점 도입되는 등 규제완화가 이뤄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현재 카셰어링 분야는 쏘카와 그린카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쏘카는 회원수 447만명, 차량대수 1만1000대, 그린카는 회원수 300만명, 차량대수 6500대를 확보했다. 특히 쏘카는 이재웅 전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가 지난 4월 대표로 취임한 후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해 지난 10월에는 자회사 VCNC가 승차공유 서비스인 '타다'를 출시했다. 
 
쏘카 관계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차량을 '소유'하는 것에서 '공유'하는 개념으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이 만족감을 나타내면서 다시 이용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카셰어링 시장이 가시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완성차 업체들도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지난달 고객 전용 카셰어링 서비스 '팝(POP)'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고객들이 여행이나 출장 등 본인 차량 외에 단기간 필요한 경우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카니발, 쏘렌토, 스포티지, K7, K5 등 5개 차종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단기간 대여할 수 있도록 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달 2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 중인 카셰어링 플랫폼 서비스 'LH행복카'에 르노 트위지를 공급하기로 협약을 맺었으며, 7월에는 쏘카와 협업해 'CLIO Day with SOCAR'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쏘카가 지난 10월 출시한 '타다' 서비스
최근에는 차량 공유를 넘어 매월 일정 금액을 내고 차량을 선택해서 탈 수 있는 '구독'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지난 13일 월 구독형 프로그램 '제네시스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월 149만원을 납부하면 G70, G80, G80 스포츠 중 월 최대 2회 교체가 가능하며, 매월 48시간 동안 G90도 이용할 수 있다.
 
BMW도 지난달 '올 더 타임 MINI' 서비스를 시작했다. 구독 가능한 모델은 미니 클럽맨, 미니 5도어, 미디 3도어 등이며, 멤버십 종류에 따라 미니 컨버터블, 미니 쿠퍼 등도 이용할 수 있다. 
 
한편, 국내외 부품 업체들도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카셰어링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보쉬(BOSCH)는 이달 안으로 독일에서 전기 밴 등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하고 내년부터 유럽, 아시아 지역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보쉬는 지난 2월 커넥티드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부를 신설하고 자회사 쿠프(Coup)를 통해 전기 스쿠터 렌트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현대글로비스도 내년부터 카셰어링 분야에 본격 진출할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발표하면서 현대글로비스의 주요 신사업 분야 중 하나로 카셰어링 등 자동차 산업 내 차량공유 사업을 거론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회사가 보유한 차량 탁송, 애프터 서비스(AS) 부품, 중고차 사업 등의 역량이 결합하면 중장기적으로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아직 지배구조 개편 과정이 완료되지 않아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영석 선문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서 카셰어링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에서 업체들이 관련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면서 "특히 카셰어링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전기차에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카셰어링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기존 렌터카와 비교해 장점이 부각되지 않는다면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BMW가 지난달 선보인 자동차 구독 서비스 '올 더 타임 MINI'. 사진/BMW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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