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김기홍
JB금융지주(175330) 회장 내정자가 취임 후 내실 경영 위주의 ‘작지만 강한 금융그룹’을 만드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2013년 지주사 출범 이후 빠르게 성장해왔던 만큼 전북·광주은행 투뱅크 체제를 유지해 계열사 시너지 제고 꾀하는 한편 4~6등급의 중신용자와 틈새 시장을 중심으로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사진/JB금융
20일 김 내정자는 서울 여의도 JB금융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규모의 경제보다는 총자산순이익률(ROA),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그룹 질적 성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내정자는 특히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내야한다”며 “디지털채널을 확대해 경쟁력을 높이고, 중금리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틈새시장 확보에도 집중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4~6등급 신용자를 위한 중금리 시장을 파고든다는 의미다.
그는 '상환 의지가 곧 담보'라는 전북은행 캐치프레이즈를 거론하며 “전북은행은 이미 정교한 자체 신용등급 스코어링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중금리 또한) 충분히 해볼만한 시장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김 내정자는 또 “전북, 광주은행 투뱅크 체제를 유지해 시너지를 높일 생각”이라며 “은행은 기본적으로 로케이션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접점이 되는 고객을 많이 찾아야 하고, 각 은행이 서로 다른 지역을 거점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각자 기반을 갖고 가는 게 효율적”이라고 분석했다.
인수합병(M&A)에 대해선 한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김 내정자는 “메가 뱅크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것이지만, 금융그룹이나 은행이 대형화돼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는지에 대해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그룹 내 캐피탈과 자산운용사를 통해 비이자 수익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매 금융을 중심으로 철저히 내실 위주로 경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늦게 출범한 JB금융은 현재 전북은행, 광주은행, JB우리캐피탈, JB자산운용 등 5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좋은 매물이 저렴하게 나온다면 인수합병을 하겠지만 M&A는 미리 계획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비싼 매물을 무리해서 할 생각이 없다”며 “투자 기회가 있다면 검토할 수는 있지만 성장을 급격히 하면서 주주들의 피로감도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해외시장에 대해선 “캄보디아에 이미 거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동남아쪽으로 인수할 가능성은 있다”고 전했다.
내년 목표와 관련해선 “주주가치 제고와 작지만 강한 그룹을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주주 친화적 방향성을 갖고 배당도 시중은행(3년 평균인 20%대) 수준으로 올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임원 인사는 “김한 회장의 임기가 3월까지이기 때문에 소통해야 한다”며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전북, 광주은행장 후임에 대한 선임 절차 또한 아직 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특정 인물을 언급하기는 곤란하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1957년생인 김 내정자는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와 충북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를 거쳐 국민은행 사외이사를 역임했으며, 2014년 말부터 JB자산운용 대표를 맡아왔다. 김 내정자는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JB금융 대표이사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