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가 ‘광주형 일자리’ 사안과 관련, 자동차 공장 설립쪽에 무게를 두고 광주광역시와 다시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할 과제로 이 문제를 직접 언급한데다, 현대차가 고임금 저비용 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국민적 염원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조만간 광주시와 현대차 간 협상이 재추진 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최고 경영진 차원에서 광주형 일자리를 만들어보자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와 현대차는 지난달 4일 자동차 공장 설립에 잠정 합의했다. 하지만 광주시 노사민정 협회의가 ‘임금 및 단체협약’ 조항에 난색을 표하면서 재협상을 의결했고, 이에 현대차가 반발하면서 결렬됐다.
이 관계자는 “광주시측에서 현대차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겠는 의견을 전해왔다. 노동계에 끌려가지만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면서 “우리로서는 더 이상 입장을 양보할 수 없지만 광주시가 개선된 안을 제시한다면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차 내부 기류가 바뀐 원인으로는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발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광주형 일자리 관련해 노사가 더욱 머리를 맞대주기를 바라며, 그렇게 되면 정부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현대차도 이제 새로운 생산라인을 국내에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달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사업의 조기 진행을 지원하고, 수소전기차 인프라 확대 등의 방안을 발표한 점도 현대차의 기류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가 최근 현대차와 노동계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광주형 일자리를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도 현대차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돌아오는 명분을 만들어줬다. 광주시 관계자는 “아직 협상이 재개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대화의 자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지난해처럼 협상 시한을 설정하지 않고 대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용섭 광주시장은 신년사에서 “광주형 일자리를 반드시 성공시켜 시민들의 일자리 걱정을 덜고 광주 청년들에게 희망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광주형 일자리 합의를 위해서는 현대차는 물론 노동계의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현대차 노조나 지역 노동계에서 반대하면 성사될 수 없다는 점에서 정부가 노사간 중재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