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카카오 카풀 중단이 한달을 넘겼지만 카풀·택시업계의 상생안 모색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두 업계의 상생안 모색을 위한 사회적대타협기구가 택시업계 일방의 입장만 수용 중인 탓에 이용자 목소리가 빠졌다는 비난 여론도 커지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카풀·택시 사회적대타협기구는 4차 회의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 기구는 지난달 18일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시범서비스 중단을 계기로 같은달 22일 출범했다. 두 업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정치권이 전면에 나섰다. 그러나 3차례 회의를 거치며 '플랫폼을 결합한 택시 서비스'라는 큰틀만 정했을 뿐 소득 없는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1일 열린 카풀·택시 사회적대타협기구 3차 회의. 사진 왼쪽부터 강신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 구수영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박권수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 사진/뉴시스
여기에 최근 모빌리티 서비스 주체인 일반 이용자가 빠졌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중이다. 이는 대타협기구 출범부터 지적된 사안으로 탑승자·운전자의 의견이 빠졌다는 비난이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가장 중요한 모빌리티 이용자가 빠지고 카카오·택시 4단체·국회의원이 모인 기구를 사회적 대타협기구라고 명명한 것부터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택시기사를 위한 대책 마련과 더불어 이용자 불편이 없는 혁신 모빌리티 서비스 도입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승차공유이용자모임 카풀러는 이날 "카풀 업계는 카카오만 있는 것이 아니"라며 "중요 대타협 관계자인 이용자가 빠진 대타협은 명분 자체가 없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모빌리티 업계는 대타협기구가 모빌리티 산업 전반의 상생안을 도출하겠다는 애초 취지와 달리 택시 산업 살리기에만 집중하는 모습에 실망감을 내비치고 있다. 카풀·택시 업계 양측이 모였다고 하지만 카풀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만 참석했고 택시 업계에서는 택시 생존권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단체인 택시 4단체 모두가 참여해 기구 운영이 한쪽에 쏠리는 모양새다. 한 택시 단체 관계자는 "카카오도 자신들이 카풀 업계를 대표해 기구에 참여하는 사실에 부담감을 호소 중"이라고 말했다. 풀러스는 "풀러스가 적자에도 카풀 서비스에 매진하는 이유는 해외 거대 기업으로부터 내수시장을 지키기 위한 한국형 모빌리티 실험을 계속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기득권 사업자와 새로운 사업자만이 아닌 이용자도 함께 진정한 사회적 대타협을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택시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12일 서울시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타협기구는 이러한 지적을 수용하려면 하루라도 빨리 4차 회의를 속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1일 진행된 3차 회의가 한 택시기사의 분신으로 '정회'한 만큼 못다한 논의를 4차 회의에서 이어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대타협기구를 진행 중인 민주당 전현희 의원실 관계자는 "현재 이용자가 빠진 대타협기구에 대한 비난을 내부에서도 인지했다"며 "향후 회의가 열리는 대로 이를 포함해 두 업계 의견을 포괄할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타협기구는 두 업계의 회의 개시와 관련한 일정을 수렴 중이다.
한편 양측 입장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자 두 업계는 각 서비스를 강화해 새로운 앱 등을 내놓는 중이다. 택시 4단체는 지난 12일 5%씩 출자해 티원모빌리티와 함께 지난 12일 티원택시를 출시했다. 즉시 호출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워 택시 운전사의 승차 거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 역시도 호출 골라잡기 논란이 불거졌다. 카풀 스타트업도 서비스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어디고는 관심사 기반 매칭 카풀 서비스 출시를 위해 지난 11~12일 이틀간 드라이버 대상 설명회를 열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