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월 둘째주 월요일은 세계뇌전증의 날이다. 매년 이를 기념하는 행사가 있는데 올해는 국회에서 공청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가천대 길병원 신동진 교수는 발제를 통해 뇌전증 약물에 의한 선천성 기형발생에 대한 우려를 표방했다.
보고에 의하면 선천성 기형 발생율이 건강한 산모에게서는 2.28%인데 반하여 뇌전증 약을 복용중인 산모는 7.08%로 약 3배 차이를 보였다고 한다. 특히나 문제가 되는 것은 1세대 항경련제들이다. '발프로에이트'가 10.73%, '페니토인'이 7.36%의 기형발생율을 보인다고 하니 정상치에 5배까지 육박하는 수치다. 2세대 항경련제도 안전한 것은 아니다. '카마바제핀'이 4.62%,'페노바비탈'이 4.91%'로 2배가 넘어가는 경우가 흔하다고 한다. 이를 두고 신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뇌전증 약은 독하다. 신경계에 작용하기 때문에 출산아는 신경계 기형을 갖고 태어난다”
항경련제에 노출된 임산부가 출산한 자녀들은 지적장애로 나타나는 정신지체의 위험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상인의 경우 정신지체아의 출산위험도는 1%인데 반하여 뇌전증 여성환자의 자녀들은 6%까지 지적장애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기형출산과 지적장애 발생율이 높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약물은 발포레이트와 카르마제핀이 있으며, 상품명으로는 오르필, 데파코트, 데파킨, 테그레톨, 카마제핀 등이다. 임신을 준비 중인 여성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필자가 더욱 우려하는 것은 임산부만이 아니라 소아뇌전증 환자들이다. 오르필은 소아간질에도 흔하게 사용되는 약이며 데파코트, 데파킨, 테그레톨 등 모두 빈용되는 약제들이다. ‘이 약을 먹은 임산부만 신경독성 부작용이 있고 성장기 어린이들은 신경계 부작용이 없을 것인가?’ 성장기 어린이는 키만 크는 것이 아니라 뇌도 자란다. 뇌성장 시기에 신경독성 부작용에 장기간 노출시킨다면 당연히 신경손상과 지적발달. 정신발달상에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너무 당연히 예상되는 부작용이지만 항경련제로 유발되는 소아 인지장애에 대해 장기간 진행된 대규모 연구는 없다. 제약회사가 자사 제품의 부작용을 연구하기 위해 장기간 추적하는데 비용을 쓰지 않기 때문일 게다.
현재와 같은 여건에서는 환자나 보호자가 스스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임신을 준비하는 뇌전증 환자나 어린이 소아간질 환아를 둔 부모라면 좀 더 부작용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한다. 그리고 진료하는 의사나 한의사과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치료법과 관리법을 찾기 위해 의논해야 한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현)플로어타임센터 자문의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전)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 (전)토마토아동발달연구소 자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