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재시동'

입력 : 2019-02-1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오토에버 상장 절차를 진행하면서 지난해 무산된 지배구조 개편 재추진에 나섰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 18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고 3월말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표면적인 이유는 공정거래위원회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는 것"이라면서도 "근본적인 목적은 결국 경영권 승계작업을 위한 사전 단계"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월28일 미래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순환출자 등 정부 규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현대모비스의 모듈 및 애프터서비스(AS) 부품 사업을 인적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고 정몽구 회장 일가가 현대글로비스 보유 지분을 매각해 기아자동차,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전부 매입해 순환출자를 해소한다는 게 골자다. 
 
다만 정 부회장이 23.29%의 지분을 갖고 있는 현대글로비스에 합병 비율이 유리하게 산정됐다는 비판 등이 제기됐고 양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 글래스루이스 등이 반대 권고를 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5월21일 전격 철회를 발표하면서 "주주 분들과 투자자 및 시장에서 제기한 다양한 견해와 고언을 겸허한 마음으로 검토해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배구조 재추진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 사진/뉴시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대대적인 그룹 인사를 단행하면서 체제를 강화했고 최근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광주형 일자리 등 시급한 현안도 일단락했다. 이제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지배구조 개편을 매듭지어야 한다. 지난달 2일 신년사에서 "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대기업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 해소가 이뤄지지 않은 점도 부담이다. 
 
다만 이번 개편도 실패할 경우 후폭풍이 크다는 점에서 정 부회장이 신중하게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오픈 이노베이션, 수소전기차 비전 등을 제시한 만큼 (지배구조 개편) 역시 성과를 보여줘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만약 올해도 성사시키지 못한다면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쉽지 않은 경영 상황에 놓여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2015년 6조3579억원에서 2016년 5조1935억원, 2017년 4조5747억원, 2018년 2조4222억원으로 해마다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기아차도 영업이익이 2016년 2조4615억원에서 2017년에는 통상임금 1심 패소 영향으로 6622억원으로 전년 대비 73.1% 하락했다. 지난해에는 1조1575억원을 기록했지만 통상임금 충당금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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