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의 가격입찰이 내달 실시되면서 사업권에 대한 윤곽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내 면세점의 경쟁이 치열해져 다수의 중소·중견 면세점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면세점 예정부스 앞을 여행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시내 면세점에서 중소 면세점들의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입국장 면세점 사업권을 얻기 위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시내에 위치한 중소 면세점들의 실적은 둔화되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M면세점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744억원으로 전년 동기(912억원) 대비 18% 하락했다. 3분기 누적 영업 손실은 114억원에 달한다. 더욱이 최근 SM면세점은 시내면세점의 1층 매장을 폐쇄하면서 지난해 실적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선 동화면세점 등 11개 중소업체의 매출 비중은 전체 3%에 못 미쳐 중소 면세점의 점유율이 낮아지는 상황이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시내면세점을 운영하려면 여행사나 보따리상을 유치해야 한다"라며 "중소기업은 송객수수료나 기업 프로모션 마케팅 비용을 감당하는데 대기업을 쫓아오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5월부터 운영을 시작하는 입국장 면세점에 대한 중소기업의 입찰 경쟁이 뜨거워질 것이란 예상이다. 이미 중소업체들은 출국장 면세점 입찰을 준비 중이다. 한 중소면세점 관계자는 "지금 1, 2터미널 출국장 면세점에 입점한 중소면세점이 큰 수익을 보는 게 아니라 입국점 면세점이 그보다는 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며 "관심 있는 곳들은 구체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지만 이미 시장에는 나와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입찰 평가 기준에는 입찰 가격보다 경영능력과 상품·브랜드 구성 등에 비중이 높아 부담이 덜하다. 또 중소면세점의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매출액과 임대료를 연동시키는 '품목별 영업요율' 징수를 적용한 것도 이점으로 꼽힌다.
다만 일각에서는 입국장 면세점이 예상보다 큰 수익을 가져오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판매면적의 20% 이상을 중소·중견 제품으로 구성해야 하는데다 면세 한도가 600달러로 제한되고 담배도 판매 품목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다수의 업체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수익보다 추가적인 공항 면세점 입찰을 위한 경험을 쌓는 기회로 보고 있다는 관점도 제시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사업권을 얻을 시 노하우를 쌓을 수 있고, 시내면세점이나 또 다른 공항 면세점 입찰에도 유리하다"라며 "대신 입국장 면세점은 출국점보다 품목이 다양하지 않아서 매출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