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 임직원의 근무 복장이 자율 복장으로 바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혁신 행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르면 3월부터 서울 양재동 본사 등 임직원을 대상으로 근무 복장을 완전 자율화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율복장 시행 시기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면서 "빠르면 3월부터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7년부터 일부 부서를 대상으로 매주 금요일 캐주얼 복장을 허용하는 '캐주얼 데이'를 시행했다. 향후 복장 규정은 넥타이를 풀고 재킷을 착용하는 비즈니스 캐주얼 수준을 넘어 티셔츠와 청바지, 운동화 차림으로 근무해도 될 정도까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보수적인 조직문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정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기존보다 새롭고 창의적인 시도가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차가 빠르면 3월부터 자율 복장으로 바뀐다. 지난 2017년 6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코나 출시 기념 월드 프리미어 행사에서 편한 복장으로 코나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정 부회장은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일까지 900여명을 대상으로 제주에서 진행된 '현대·기아차 신임 과장 및 책임연구원 세미나'에서 셀프 카메라 형식의 영상 메시지에 등장했다.
그는 수소전기차 '넥쏘' 기반의 자율주행차를 직접 운전하면서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이렇게라도 여러분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볼까 한다"면서 "조금 긴장되지만 회사의 미래기술이 집약된 넥쏘를 타고 최대한 편안하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임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걱정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위기 또한 기회로 만들 수 있는 힘이 우리에게 있다고 생각하며, 직원들의 성장이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2017년 6월 '코나' 출시 행사에서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변화와 혁신을 강조해왔다. 토마스 쉬미에라 현대·기아차 상품전략본부장,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 루크 동커볼케 디자인 최고책임자(CDO) 등을 직접 영입하고 순혈주의를 타파해 현대·기아차 차량의 디자인 수준을 높였다. 또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강조하면서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투자와 협업도 모색하고 있다.
한편, 이번 현대차의 복장 도입을 계기로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도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최근 셀프 카메라 형식의 영상메시지에 출연했다. 사진/현대차그룹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