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이사회의 전문성과 다양성 강화를 추진한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창사 최초로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한다.
현대차는 26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잇따라 열고 세계적 금융 전문가인 윤치원 UBS 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 글로벌 투자 전문가인 유진 오 전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 파트너, 경제학계 거버넌스 전문가인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 교수 등을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사외이사 후보 3인에 대한 선임 안건은 내달 22일 현대차 정기 주주총회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주주권익보호 담당 사외이사를 맡게 될 윤 부회장은 '국제 금융계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인'으로 평가받는다. 다국적 투자회사 최고 경영진으로서 활동해온 넓은 안목과 최고 수준의 재무분야 전문성을 보유한 동시에, 주주권익과 관련된 폭넓은 네트워크 경험을 갖추고 있다.
오 전 파트너는 세계 3대 자산운용사 가운데 하나인 미국의 캐피탈그룹에서 25년간 일하며 한국, 일본, 아시아 투자 업무 등을 담당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에서 투자분석, 펀드운용 등 핵심 업무를 수행, 국내외 자동차 산업 및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기업의 지배구조 관련 고도의 전문성도 보유하고 있다.
이 교수는 공정거래위원회 경쟁정책자문위원 및 한국산업조직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는 등 학계 내에서거버넌스 분야 대표 전문가로 꼽힌다. 경쟁 촉진과 건전한 기업 생태계 조성, 소비자 권익 증진에 주목해 왔으며, 경제에 대한 깊은 이해와 경영환경 전반에 대한 뛰어난 안목을 바탕으로 기업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외이사진뿐 아니라 사내이사진도 강화한다. 이날 이사회에서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 사장 신규 선임안도 내달 주총 안건으로 의결했다. 신규 사내이사 후보인 비어만 사장은 BMW에서 30여년간 고성능차 개발을 담당한 전문가로 지난 2015년 현대차에 합류, 외국인 최초로 연구개발본부장을 맡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이사회의 전문성, 다양성을 추진한다. 모비스는 창사 이래 최초로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사진/뉴시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 출신의 세계적 연구개발(R&D) 전문가로서 미래 비전을 점검하고 조언하는 것은 물론 기업 경영 전반에 기술 트렌드와 글로벌 감각을 접목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도 이날 이사회에서 글로벌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외국인 사외이사 선임은 창사 이래 처음이며, 2명의 외국인 사외이사를 운영하는 것도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 중 현대모비스가 유일하다.
먼저 미래차 기술전략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문 엔지니어 경력을 갖춘 칼-토마스 노이먼(Karl-Thomas Neumann) 박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키로 했다. 노이먼 박사는 독일 출신으로 기존 자동차산업 전반과 미래차 시장을 아우르는 사업제품 기획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모토롤라 차량용반도체 엔지니어로 출발해 글로벌 자동차 부품기업 콘티넨탈에서 사업전략담당과 CEO로 활동했고, 독일 폭스바겐그룹 중국 담당 총괄과 독일 오펠 CEO 등을 역임한 바 있다.
또한 재무분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투자업계 전문가인 브라이언 존스(Brian D. Jones)도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로 했다. 현재 미국의 투자회사 아르케고스 캐피탈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인수합병(M&A)와 투자 분야 최고 전문가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세계적 권위의 전문가들이 합류하면서 이사회의 위상과 역량이 한 단계 레벨업 되는 것은 물론 다양성과 독립성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투명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하여 이사회의 다양성, 전문성, 독립성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