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주택시장뿐만 아니라 수익형 부동산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상가와 오피스에서 공실률이 오르며 거래빙하기의 조짐이 보이고 수익형 부동산의 대장주던 오피스텔도 수익률이 지속 하락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 사진/뉴시스
25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오피스·상가 등에서 공실률이 오르는 현상을 우려하면서 수익형 부동산의 전망을 어둡게 평가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경제 부진으로 수익형 부동산의 공실률이 오르고 있다”라며 “한동안은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도 “경제 부진에 수요 대비 초과공급이 겹치면서 수익형 부동산이 수익을 내지 못할 위험이 높다”라고 진단했다.
실제 전국의 상가와 오피스는 공실률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추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소규모 상가(연면적 330만㎡ 미만이거나 3층 미만 건물)의 공실률은 2017년 1분기 3.9%에서 지난해 4분기 5.3%까지 올랐다. 소폭 하락한 서울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모두 상승했다. 특히 세종에서는 공실률이 2017년 1분기 5.2%에서 지난해 4분기 11.6%로 두배 가까이 치솟았다.
중대형 상가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중대형 상가의 공실률은 2017년 1분기 9.5%에서 지난해 4분기 10.8%로 올랐다. 서울을 포함한 대다수 지역에서 공실률이 상승했다. 특히 세종은 소규모 상가와 마찬가지로 중대형 상가에서도 8.3%에서 14.3%로 타 지역보다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오피스도 공실률이 오르고 있다. 2017년 1분기 11.5%에서 지난해 4분기 12.4%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특히 서울 종로와 충무로는 각각 11.1%에서 19%로, 13.5%에서 20.9%로 서울내 다른 지역보다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여의도와 마포, 강남 등 업무용 빌딩이 모여있는 지역에서도 공실률이 높아졌다. 전남과 경북에서는 공실률이 지난해 4분기에 20%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경제부진에 공실률 상승이 겹치면서 수익형 부동산의 거래량도 급감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국토교통부와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상업·업무용 부동산은 지난해 2월 3만1566건의 거래를 기록했지만 지난달 2만1079건까지 거래량이 감소했다. 무려 33.2%가 줄어들었다.
오피스텔도 거래감소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2월 1만6233건에서 지난달 1만730건으로 줄어들어 33.9% 감소했다.
오피스텔의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오피스텔 거래 급감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의 수익률은 지난달 기준으로 4.97%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5% 밑으로 추락한 것은 처음이다. 서울도 5%를 하회하고 있다.
오피스텔의 수익률은 점점 더 내려갈 전망이다. 오피스텔 물량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오피스텔은 지난 2009년 6691실에서 지난해 7만4553실까지 꾸준히 공급됐다. 올해에도 9만여실에 육박하는 물량이 예정돼 있다. 오피스텔 물량이 쏟아져나오면서 임차인 유인을 위해 임대료가 낮아지면 수익률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주택 시장이 얼어붙으며 유동자금이 대체투자처로 수익형 부동산에 몰릴 것이란 전망이 한때 나왔지만 수익형 부동산 시장도 미래가 밝지 않아 보인다. 이상혁 선임연구원은 “주택시장을 비롯한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가 상업·업무용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