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O 모멘텀에 정제마진도 뛰어…정유주 반등 신호?

정제마진 회복에 주가도 상승세…"SK이노베이션, IMO 규제 수혜 기대"

입력 : 2019-04-1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급락했던 정제마진도 회복세를 보이자 정유주 주가에도 반등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정유업체들의 실적 개선은 아직 이르지만 내년부터 시행될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모멘텀 등 2분기 이후 정제마진을 상승시킬 요인들이 많다는 분석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SK이노베이션과 S-Oil(010950), GS(078930) 등 정유주가 나란히 강세를 보였다. 연초 16만원대까지 밀렸던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15 4.59% 뛰며 193500원까지 올랐다. S-Oil 또한 지난 2월 중순 이후 약세가 지속됐으나 전 거래일보다 4.89% 오른 96600원까지 상승했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제마진 회복세가 뚜렷해지자 정유주들의 주가도 오름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지난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64.1달러까지 오르며 전주 대비 2.8% 상승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이행과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반영해 올해 유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이 가운데 연초 이후 글로벌 정유사들의 정기보수와 휘발유 공급 감소로 빠른 반등세를 보인 정제마진이 지난 12일 기준 배럴당 4.3달러까지 상승, 전주 대비 12%나 뛰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이익 회복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이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는 이미 상승했고 미국과 말레이시아 정유사 화재, 신규설비 지연, 미국 수출용 파이프라인 완공, IMO의 황 함유량 규제 등 2분기에서 하반기 사이 정제마진을 상승시킬 요인들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IMO의 환경규제에 따른 모멘텀도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내년 1월부터 전세계 모든 선박이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을 기존 3.5%에서 0.5% 이하로 낮춰야 한다. 선박 회사 입장에서는 0.5% 미만의 저유황 연료유(LSFO)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기존 선박에 배기가스 정화장치(스크러버)를 설치하거나 액화천연가스(LNG) 연료추진선으로 바꾸는 것과 비교해 저유황유 사용은 초기 투자비용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VRDS(탈황설비)를 갖춘 정유사의 실적 개선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미 지난 2017년 말 9억달러를 투자해 VRDS를 신설한다고 밝혔고, LSFO 생산량도 2020년까지 400만톤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S-Oil도 지난해 RUC(잔사유 고도화설비) ODC(올레핀다운스트림복합단지) 프로젝트를 완공했다.
 
오는 5월에는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회의에서 IMO 2020을 앞두고 최종 가이드라인과 저유황유 품질, 규제 미이행에 따른 페널티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노우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이 해운항만청(MPA)의 저유황유 공식 판매업체로 지정되면서 3분기부터 저유황유 판매가 가능해졌고, MEPC의 정규회의와 해운업체들의 하반기 저유황유 재고확충 수요 발생 등으로 IMO 2020 모멘텀이 가시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SK에너지가 오는 2020 6 VRDS를 완공할 예정이고, 싱가폴에 있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에서 저유황유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IMO 2020 선박연료 규제 시행에 따른 수혜를 독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분기 이후 실적개선 전망도 긍정적이다. 이도연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이후 실적은 급격하게 개선될 것"이라며 "2분기 영업이익은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개선으로 전분기 대비 10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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