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전략 확대에 따라 은행권 내부에서도 직원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외부에서 인력을 충원하는 것과는 별개로 전사적인 디지털 이해도를 키우고 숨어있는 능력자를 찾는다는 방침이다.
30일 금융권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29일 직원 교육용 디지털 영상제작업체 공모를 알리며 전직원 디지털 역량 강화에 나섰다. 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도 계속해 내부 직원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 계획을 진행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사내 소셜 교육 플랫폼인 ‘신한 SOK’을 통해 전직원의 디지털 이해도 향상을 꾀한다. 교육 영상은 회차별 10분 내외로 구성돼 디지털 트렌드, 소프트웨어 공학 이해, 코딩 이해, 디지털연수 소개 등의 내용을 담아 4회로 준비될 예정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용역이 마치는 7월 이후에 직원들에게 제공된다.
신한은행 인재교육 관계자는 “작년 상·하반기에 진행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전반적인 직원들의 디지털 이해도가 높아졌다 판단한다”며 “올해는 단계적 심화과정 돌입을 위한 준비과정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능력 확대를 바라는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교육 콘텐츠에 접근하도록 돕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2017년부터 외부 위탁 연수인 ‘KB ACE Academy’를 통해 희망 직원에게 디지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ACE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Cloud), 디지털생태계(Ecosystem) 등의 디지털 기술을 모든 은행 업무에 접목해 금융혁신의 ‘에이스’가 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부터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디지털금융그룹 내 직무를 분류해 각 직무에 맞는 경력개발제도(CDP·Career Development Path)를 시행하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316140) 회장은 2~3년 마다 직무를 바꿔 다양한 경험을 쌓기보다 한 분야에 오래 근무시켜 전문성을 갖춘 직원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KEB하나은행은 내년까지 1200명의 내부 디지털 전문 인력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IT 인력의 신규 충원보다는 자사의 은행 인력의 IT 교육을 강화했다.
은행들의 내부 디지털 인력 강화는 외부에서 유입하는 인력만으로는 변화하는 금융 환경에 대응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은행 비대면 채널 활성화에 따라 지주회장들은 물론 은행장들은 저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조하며 전사적인 체질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당장에 시중은행들은 금융결제망 중립성 확대를 대비해야 한다. 현재 금융결제망은 은행권만 이용할 수 있고 은행도 자기 은행 계좌 기반 업무만 가능하다. 네이버, 카카오, 토스와 같은 핀테크기업은 은행과 제휴를 맺어야 결제·송금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 12월부턴 ‘오픈뱅킹’이 실시돼 모두에게 결제망이 열리고 수수료 또한 낮아져 결제사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은행간 금융 정보도 접근성도 확대돼 은행들은 어떤 새로운 서비스가 경쟁자로 등장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당국도 상반기엔 무산됐지만 하반기에 다시 추가 인터넷 은행을 시장에 도입해 다양한 금융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모색 중이다. ‘메기’를 잇따라 금융 시장에 풀어 넣으려 시도해 은행들의 변화를 가속시키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직원들도 비대면 변화에 중요성에 대해 인식 공유를 마친 상태라 내부에서도 해당 분야로 성장하려는 움직임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4대 시중은행. 사진/각사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