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글로벌 해운업계에 또 다른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최근 오만 해역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으로 미국과 인도의 대립이 격화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완전봉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운임 가격이 어떻게 움직일 지 예측이 불가능해지고, 전쟁 보험료도 인상되면서 결국 해운업체들의 경영 상황도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게 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도 인근의 호르무즈 해협에서 지난 13일(현지시간) 의문의 선박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노르웨이 선사 프론트라인(Frontline)의 프론트 알타이어호와 일본 고쿠카산교(Kokuka Sangyo)의 코쿠카 커레이져스호 등 2척의 원유운반선이 정체불명의 포탄 공격을 받았다.
이번 피격에 대해 미국은 이란을 공격의 배후로 지목했으나 이란은 자신들이 아니라며 즉각 반박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긴장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해운업계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어 이에 따른 다양한 시나리오를 세우고 있다. 그러나 당장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운임은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가시화할 경우 일시적으로 선취 수요가 몰릴 수 있다. 또 전쟁 위험에 따른 운임 프리미엄이 붙을 수도 있다. 최종적으로 호르무르 해협 통행이 불가능하면 해협 내에서만 오가는 셔틀 서비스만 허용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셔틀 운임 상승 여파로 전체 해운업계 운임도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수요 부진으로 운임이 하락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운임은 운반할 물량이 없으면 떨어지기 마련으로, 사고 위험에 원유 수요가 하락하면 운임도 자연스레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재 업계에서는 관련 사항에서 주목하고 있지만 당장 운임이 어떤 식으로 변동할 지에 대해 판단하기는 이르다"면서 "다만 운반 물량이 떨어지면 운임이 하락해 이는 업계에 분명한 악재가 될 것"이라면서 밝혔다.
전쟁보험료 인상으로 운영부담도 높아진다. 선사들은 통상적으로 선박에 대한 보험을 든다. 하지만 전쟁 위험이 높은 지역을 오가는 선박은 보험 적용이 안되기 때문에 별도로 전쟁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또 선박 보험사들은 지금처럼 전쟁에 대한 불안심리가 높아질 경우 적게는 몇 배에서 수 십배까지 보험료를 인상한다.
국내 선사 관계자는 "위험 부담이 높지만 당장 물량 운반을 중단할 만한 단계는 아니다"면서 "운임이 상승할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유가 및 보험료가 상승할 경우 운임에도 적용될 수 밖에 없다. 현재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