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자동차 업계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호소했다. 특히 자동차 업계의 트렌드가 자율주행차, 친환경차 등 미래 자동차로 변화하는 과정에 정부가 충격을 완화하는데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요구는 국내 완성차 업체 및 부품 업체 등 자동차 업계가 25일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홍 부총리와 가진 간담회에서 나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자동차 산업 활성화 방안 및 투자 애로사항, 전기차 등 미래차 경쟁력 확보 등을 논의했으며,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최준영 기아자동차 부사장, 최종 한국지엠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공영운 현대차 사장은 “국내 자동차 산업은 다른 나라에서 부러워할 정도로 발전을 이뤄왔지만 현재 미래차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면서 “이 자리에서 미래차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정책에 반영되는 등 정부와 민간이 함께 팀플레이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25일 홍남기 부총리와의 간담회에서 자동차 업계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사진/김재홍 기자
김태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운영위원장은 ‘자동차산업 동향 및 향후 전망’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세계 자동차 시장은 2% 대의 저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중국의 성장 둔화, 미국 등 선진국의 수요 정체 등으로 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우리나라도 2015년 세계 자동차 생산국 순위 5위에서 인도, 멕시코 등에 밀리면서 지난해 7위로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친환경차 등 미래차 분야로 이동하고 있으며, 국내 업체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와 정부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내연기관차의 부품수는 3만여개에 달하지만 전기차는 1만9000개, 수소전기차는 2만4000개에 불과하다”면서 “정부의 지원이 없다면 미래산업 트랜드 변화에 따라 기존 내연기관 부품업계는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된다”고 우려했다.
또한 자율주행차의 경우 현재 양산중인 차량에는 레벨 2 수준의 기술이 적용됐지만 기술 혁신, 핵심부품 가격 하락 등으로 내년부터 레벨 4 자율주행차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에서는 활발한 스타트업 창업과 벤처투자, 인수합병(M&A) 활성화 등으로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한 벤처기업 생태계를 확보했다”며 “중국도 바이두, 알리바바 등 IT 기업들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협력해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기술 혁신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간담회 전 홍남기 부총리(가운데)가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을 방문했다. 왼쪽부터 최준영 기아차 부사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사진/김재홍 기자
이어 “국내에서도 현대차, SKT, 삼성전자, 네이버 등이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인공지능(AI) 등 핵심 기술에서는 글로벌 수준과 격차가 존재한다”면서 “정보 및 데이터 활용 제한, 차량 공유 등 자율차 서비스 규제 등도 경쟁력 확보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발표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토론에서 완성차 업체에서는 연구개발(R&D) 세제지원 확대 및 친환경차 국내수요 촉진을 위한 수소전기차 개별소비세 감면 일몰 연장, 전기차 보조금 지속 지원 등을 요청했다.
자동차산업협회에서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저공해 자동차 보급목표제로 미달성 기업에 패널티 부과 시 자동차 업계에 부담이 된다는 점에서 효율적인 제도 운영을 건의했다. 부품 업계는 집중근로가 불가피한 상황을 고려해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확대하고 내연기관 부품업체에 대한 정책지원 등을 요청했다.
홍 부총리는 “자동차 업계에서 언급한 건의사항에 대해 관계 부처가 지혜를 모아 민간 투자가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며 “자동차 산업 활성화 및 민간소비 뒷받침을 위해 조만간 발표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반영 및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고양=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