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민간투자 촉진 3종세트 마련해 세제 지원 틀 보강"

규제 샌드박스 사례 조기창출·규제입증책임제 전 부처 확대 실시
박용만 "혁신성장 파격 조치 필요, 관문심사 방식 또 다른 장벽"

입력 : 2019-07-04 오후 5:59:15
[뉴스토마토 김재홍·권안나 기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계와 만나 정부 정책을 설명하면서 적극적인 지원 방침을 밝혔다. 제계도 이같은 정부의 의지에 화답하면서도 일부 현장의 어려움을 예로 들며 규제 완화 등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홍 부총리는 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기업인 간담회’에서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가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규제 완화 등 지원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간담회는 전날 정부가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기업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 및 애로사항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날 간담회에는 홍 부총리를 비롯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조경목 SK에너지 사장 등 기업인 20여명이 참석했다. 
 
홍 부총리는 “대한상의 등을 통해 경제계의 의견을 전달받아 왔는데 한 자리에서 만날 기회가 생겨 뜻깊고 귀한 자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 확대로 대부분의 국가들과 함께 우리 경제도 어려움을 겪고 있고 특히 버팀목인 수출과 투자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도 연초부터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부총리가 4일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기획재정부
 
홍 부총리는 경제활력 보강, 경제체질 개선, 포용성 강화라는 세가지 핵심에 방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해 수출과 투자가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설명했다. 그는 “기업이 직면하는 투자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경제 전반의 투자활력을 높여 민간 투자심리를 개선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민간투자 촉진 세제 3종세트’를 마련해 기업규모, 대상 투자자산 등에 제한을 뒀던 세제 지원의 틀을 보강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또, “재정투입 없이도 가장 효과적인 경제활력 제고 수단인 규제혁신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규제 샌드박스 사례 100건 조기창출 및 규제입증책임제를 전 부처에 확대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근거없는 낙관론은 마땅히 경계해야 하지만 과도한 비관론은 경제심리 측면에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정부와 경제 주체 모두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면서 “이번 간담회에서 현 정부의 정책방향이나 현장의 어려움에 대해 마름해주시면 향후 정책 추진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하반기가 시작되는 7월 첫 주는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올해 하반기 사업을 어떻게 꾸려서 성과를 낼지 고민하는 시기”라며 “부총리와 하반기 경제 관련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뜻깊은 자리라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대한상의가 정부와 기업의 중간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언했다. 
 
홍남기 부총리와 경제계 인사들이 참석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기업인 간담회' 모습. 사진/기획재정부
 
이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대해 언론이나 기관별로 평가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기업 입장에서 주목할 내용이 많다고 보고 있으며, 특히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 등은 저희 건의들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생각한다”면서 “경제상황 인식에 대해 정부와 경제계 간 간극이 다소 줄어든 것 같고, 정부에서 경제 활력을 높이기 위해 여러가지 고민을 많이 했다는 걸 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박 회장은 하반기 경제정책 운영과 관련해 두 가지 사안을 언급했다. 그는 “혁신 정상에 대해 보다 파격적인 조치가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규제 샌드박스를 예로 들면 조기성과의 사례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도 보완의 필요성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개별 규제에 대해 정부에서 일일이 심사해 승인하는 ‘관문심사 방식’은 기업에는 또다른 장벽으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심사 이전 단계부터 사업을 벌일 수 있도록 보완을 하거나 여러 부처에 걸친 복합 사업모델에 대해 신속한 결정이 내려질 수 있도록 고려했으면 하는 의견을 개진했다. 
 
또, 박 회장은 “중장기적이고 구조적인 과제들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힘들 실어주셨으면 좋겠고, 이번 하반기 대책에 인구 등 미래 대비 아젠다를 사회 의제화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이제는 이분법적 논쟁이나 소모적 논란에서 벗어나 당면 과제들을 직시하고 근본적인 개선을 만들어가는데 함께 노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반도체 소재 등 일본 수출 규제 관련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영운 현대차 사장은 간담회 전 기자와 만남에서 “홍 부총리의 말씀을 잘 듣겠다”며 “일본 수출 규제 문제는 아직 일본이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에 당분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일본과의 문제는 양국 정부가 잘 하고 있어 곧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재홍·권안나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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