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내 주요 지방금융지주사들이 영업력 강화 전략을 놓고 극과 극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대내외 불확실성과 지역경기침체, 인터넷전문은행 출현, 서민금융정책 등 수익성을 제약할 수 있는 요인들이 잇달아 발생한 상황에서 그룹이 나아갈 향후 진출 방향으로 DGB금융은 수도권을, JB금융은 연고지를 택하고 있는 것이다.
김기홍 JB금융회장(왼쪽)과 김태오 DGB금융 지주 회장. 사진/뉴스토마토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지주(139130)는 최근 서울 강남에 수도권 첫 복합점포인 ‘디그니티(DIGNITY) 강남센터’를 열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디그니티 강남센터는 DGB금융 자회사인 대구은행과 하이투자증권이 결합된 복합점포로, 금융투자와 자산관리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그동안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8개 점포만을 운영하며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던 DGB금융은 작년 5월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출신의 김태오 회장 취임 이후 외연 확대에 힘을 싣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김 회장은 연초 조직개편에서 그룹 4대 혁신과제로 디지털·경영·수도권영업혁신 등을 꼽으며 수도권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특히 수도권 영업혁신 본부를 신설해 그룹의 수도권 영업기반 확충과 영업활성화를 추진해 왔다.
이와 함께 DGB금융은 지난해 서울 중구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빌딩을 매입해 수도권 공략의 전진기지로 삼았으며, 기업영업추진 전문역 30여명을 신규 채용해 수도권에 배치시키기도 했다. 또한 지난 4월 DGB금융센터와 충청권 첫 번재 영업점인 대전1호점을 열며 영업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대구에 소재한 두산동지점과 두류점·고산점·용산롯데캐슬점·신천역점 등 5개 지점은 오는 8월1일부로 통폐합할 예정이다. DGB금융 관계자는 “인근 점포를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 지방은행의 경기도 진출 규제가 철폐된 이후 수도권 진출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던 기존의 영업 기조를 깨고 연고지 중심 영업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김기홍 JB금융 회장 역시 지난 9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지역금융 강점을 살리는 게 지방은행의 역할이자 강점”이라며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연고지 영업 기반을 우선 확대해 자회사별 핵심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광주·전북은행은 올해 연고지역에 각각 3~4개 수준의 신규 점포를 개설할 계획이다. 올해 수도권 신규 점포 개설 계획은 없는 상태다. 이 같은 선택에는 타 지주사 대비 낮은 지역 내 시장점유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전북은행의 수신·여신부문 도내 시장 점유율은 각각 25.90%, 24.06%로 지난해 27.60%, 24.72%에 견줘 소폭 떨어졌다. 같은 기간 광주은행 시장 점유율은 27.5%(수신), 20.3%(여신)로 각각 0.8%, 0.1% 줄었다.
이에 반해 대구은행 시장 점유율은 2018년 기준 27.06%(원화예수금), 25.15%(원화대출금)로 전년대비 각각 0.25%, 0.16%늘었다. 부산은행의 경우 총수신과 총여신 시장점유율이 작년 기준 각각 32.4%, 25.9%에 달한다.
한편 지방은행 가운데 수도권에 가장 많은 점포를 보유한 은행은 광주은행으로 조사됐다. 올 1분기 말 기준 광주은행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31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어 전북은행이 16개, 부산은행은 11개로 나왔다. 대구은행과 경남은행은 각각 8개, 6개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