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인천시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가 개소 500일을 맞았다. 그동안 생명의 위기에 처한 수많은 야생동물을 구조하며 야생 생태계 지킴이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8일 인천시에 따르면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는 2018년 3월말 문을 연 이후 올해 8월 현재까지 총 523마리의 야생동물을 구조·치료했다. 이 중 45.9%인 240마리가 건강을 회복하고 자연의 품으로 돌아갔다.
센터에서 구조한 야생동물의 종류를 보면 조류가 68종 447마리(85.5%)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 외에 포유류가 7종 71마리, 파충류가 4종 5마리에 달했다.
구조된 조류 중에선 국내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소쩍새, 큰소쩍새, 솔부엉이, 황조롱이, 원앙 등이 114마리였다.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에 처해있는 저어새와 국내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된 독수리, 새호리기 등도 9종 23마리로, 총 137마리(26.2%)가 보호종에 해당했다.
이들 중 79마리는 센터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은 후 건강을 회복해 방생했고, 13마리는 자연 복귀를 앞두고 현재 센터에서 재활 치료 중이다.
센터에 따르면 봄·여름은 특히 위험에 처한 새끼 동물들의 구조가 많다. 부평구 등에서는 먹이를 찾지 못해 굶주려 탈진 상태로 쓰러진 너구리와 족제비가 발견됐고, 계양구에서는 일주일째 다리에 둥지 줄기가 얽혀 심한 상처를 입은 황조롱이 유조가 구조 되기도 했다.
센터는 야생동물 구조 활동 뿐 아니라 야생동물과 생태계 보전을 위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야생동물 생태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도 모집 중인데 현재까지 인천 관내 18개 학교의 중고등학생 297명이 교육에 참가했다. 연말까지 11개교 186명의 학생들이 더 참가할 예정이다.
센터 관계자는 “야생동물의 구조는 90% 이상이 따뜻한 마음을 가진 시민 분들의 신고와 제보 덕분”이라며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인천 야생 생태계를 지키는 든든한 파수꾼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서 항상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 구조된 새가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인천시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